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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경제소사/7월31일] <1462> 적선협정


1928년 7월31일, 벨기에의 해안도시 오스탕트. 국제 석유 메이저들이 협정을 맺었다. 내용은 1차 대전 패전국인 오스만튀르크의 옛 영토인 중동지역의 땅 가르기. 영국과 미국ㆍ프랑스 석유회사들이 앞으로 발견될 석유의 지분을 나눴다. 협상은 진통 끝에 나왔다. 애초 출발점은 1920년 영국과 프랑스 간 산레모협정. 터키 석유회사의 독일 지분 25%를 프랑스에 넘기고 양국이 중동에서 분출될 석유를 나눈다는 산레모협정에 미국이 1차 대전 중 연합국 석유의 90%를 공급했다는 점을 들며 이의를 제기하고 나섰다. 개인 석유업자로 터키석유회사를 세웠으며 주식 15%를 소유했던 쿨벤키언도 자기 몫을 주장했다. 길고 긴 협상 도중 1927년 이라크에서 초대형 유전이 터져 새로운 경쟁자들이 나타나자 협상 당사자들은 서둘러 합의안을 만들었다. 결국 영국계인 앵글로페르시아와 영국ㆍ네덜란드 합작인 로얄더치쉘, 프랑스 국영석유회사, 미국 석유연합회사들이 각각 23.75%씩, 굴벤키언이 5%를 소유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협약의 영역은 영국의 영향력이 절대적이었던 쿠웨이트와 페르시아(이란)를 제외한 중동 전지역. 회의 막판에 붉은 펜으로 영역을 그렸다고 해서 적선협정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적선협정에 따라 주주회사들은 협력하지 않고는 방대한 지역에서 어떤 사업도 수행할 수 없었다. 이들은 유전개발은 물론 가격에서도 힘을 모았다. 국제 석유 카르텔이 탄생한 것이다. 적선협정은 민족주의 발흥과 경쟁격화로 1950년대 말 깨졌으나 종합에너지그룹으로 변신한 메이저의 힘은 여전히 막강하다. 요즘에는 신흥 메이저도 부상하고 있다. 러시아와 중국ㆍ베네수엘라ㆍ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석유사들의 발언권과 영향력이 강해졌다. 갈수록 어려지고 있는 한국의 처지와 대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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