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 해 우리나라 직장인들의 기억에 가장 크게 남은 뉴스는 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의 사망인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 대한민국을 긍정적으로 움직인 인물로 직장인들은 안철수 서울대 교수를 첫 손에 꼽았으며, 이어 박원순 서울시장과 김연아 선수를 지목했다. 부정적으로 움직인 인물은 이명박 대통령과 오세훈 전 서울시장, 강용석 국회의원 등의 순이었다. 서울경제신문은 취업포털 잡코리아와 공동으로 11월 말부터 12월 초까지 2주간 국내외 기업에 재직 중인 남녀 직장인 609명을 대상으로 '직장인의 눈으로 바라본 2011년 핫 이슈' 조사를 실시, 11일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에 따르면 올 한해 가장 기업에 남는 뉴스(복수응답)로 스티브 잡스 사망이 40.2%의 응답률로 1위에 올랐다. 박원순 서울시장 당선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처리가 각각 36.5%와 35.6%로 2ㆍ3위를 차지했으며 안철수 열풍(24.3%)과 일본 대지진 및 쓰나미(23.3%), 오세훈 서울시장 사퇴(21.7%), 도가니 사건 재수사(14.0%), 서태지ㆍ이지아 이혼 소송(13.5%) 등이 뒤를 이었다. ◇긍정적 인물 '안철수', 부정적 인물 '이명박'=올 한 해 대한민국을 긍정적으로 움직인 인물을 꼽아달라는 물음에 직장인들은 54,7%의 지지율로 안철수 교수를 꼽았다. 2위는 박원순 서울시장(11.7%)이 뽑혔으며, 3위 피겨선수 김연아(4.9%), 4위 스티브 잡스(3.3%), 5위 개그맨 유재석(2.5%)씨 등의 순인 것으로 나타났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이명박 대통령이 각각 2.0%의 응답률로 공동 6위에 올라 눈길을 끌었다. 이외에 박지성(1.6%) 선수와 반기문(1.1%) 유엔 사무총장, 시골의사 박경철(0.7%)씨도 톱 텐(10)에 들었다. 이명박 대통령은 올 한해 대한민국을 가장 부정적으로 움직인 인물 1위에 뽑혀 체면을 구겼다. 직장인 10명 중 4명 이상이 이명박(40.9%) 대통령을 부정적 영향을 미친 인물로 지목했다. 오세훈(13.3%) 전 서울시장과 강용석(8.0%) 국회의원이 각각 2ㆍ3위에 이름을 올려 불명예를 안았다. 개그맨 강호동(6.6%)씨가 4위에, 나경원(2.8%) 전 국회의원, 박원순(2.5%) 서울시장이 뒤를 이었다. 특히 정치인들 모두를 싸잡아 우리 사회에 부정적인 영향을 줬다고 답한 이(2.3%)들도 있어 전반적으로 정치에 대한 불신감이 강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외에 안철수(1.8%) 교수, 홍준표(1.6%) 전 한나라당 대표, 김정일(1.1%) 북한 국방위원장이 부정적 영향을 미친 인물 10위 안에 들었다. 안 교수와 이 대통령이 각각 긍정적 인물과 부정적 인물 순위에 모두에 오른 것은 직장인 저마다의 진보ㆍ보수 성향이 드러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정치 28점 '최하', 스포츠 65점 '최고'=그렇다면 직장인들이 평가한 2011년 분야별 점수는 어떨까. 전반적으로 모든 분야의 점수가 낮았으나 특히 정치 분야가 28.7점으로 최하위를 기록했다. 경제분야도 39.3점으로 낮은 평가를 받았으며, 그나마 스포츠 분야가 65.5점으로 올 한해 가장 성과가 있었고 큰 즐거움을 준 것으로 조사됐다. 과학ㆍIT분야는 64.8점으로 2위를, 문화ㆍ예술 분야는 60.4점으로 3위를 차지했다. 사회분야는 41.2점으로 비교적 낮았다. 김정철 잡코리아 HR사업본부 본부장은 "최근 한미 FTA 처리 문제와 정치권에서 불거진 부정적인 뉴스 때문에 직장인들이 대한민국 전반에 관한 점수 조사에서 정치에 가장 낮은 점수를 준 것 같다"고 지적했다. ◇"월급 빼고 다 올라"…'연봉인상'이 희망 1순위=높은 물가와 적은 월급이 올해에도 직장인들의 어깨를 가장 무겁게 눌렀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무엇인가'란 물음에 30.9%의 직장인들이 적은 월급 때문에 힘들었다고 답했다. 높은 물가(29.7%)라는 대답도 많았으며, 상사 및 직장동료와의 관계를 풀어나가기가 힘들었다(18.9%)는 응답도 상당했다. 반면 '어려운 와중에서도 직장생활 중 즐거웠거나 보람이 있었던 일이 있느냐'는 물음에 무려 41.2%가 상사 및 직장동료와의 원만한 관계로 인해 힘을 얻었다고 해 눈길을 끌었다. 적은 월급과 높은 물가로 힘들지만 직장동료로부터 위로를 받고 에너지를 얻는다는 것이다. 이외에 연봉인상(14.9%), 성공적인 이직(11.7%), 파격적인 보너스(8.9%), 승진(8.7%) 등의 순이었다. '내년에 가장 소망하는 일이 무엇이냐'는 물음에 직장인 27.1%가 연봉인상을 희망했고, 건강유지 및 회복과 결혼 또는 연애를 하고 싶다는 대답이 각각 18.2%에 달했다. 내 집 마련(10.2%), 이직(8.5%), 승진(7.9%), 다이어트 성공(3.9%)도 희망사항인 것으로 나타났다. 김 본부장은 "점심값과 주유비 등 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물가가 치솟는 데 반해 월급 상승률은 크지 않아 직장인들이 피부로 느끼는 올 한해 경제상황은 무척 좋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이런 이유로 내년에 소망하는 일 1위로 연봉인상을 선택한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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