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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경제소사/6월15일] <1422> 국경 & 돼지전쟁


8,893㎞. 미국과 캐나다의 국경선 길이다. 지구 둘레의 5분의1보다도 길다. 알래스카 지역(2,477㎞)을 빼도 6,416㎞에 이른다. 그리기도 쉽다. 동부지역을 제외하고는 북위 49도에 맞춰 평행선을 그리면 그만이다. 양국 국경의 틀이 잡힌 것은 1846년 6월15일. 오리건 조약을 통해서다. 광활한 서부지역 전체를 일컫던 당시의 오리건 지역은 1818년 이래 미국과 영국의 공동 영토로 인정됐으나 미국의 서부개척민이 급증하면서 영유권 시비가 불거졌다. 양국에서 전쟁 불사론이 퍼지는 가운데 11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된 제임스 녹스가 선거공약인 오리건 전역의 영토화를 밀고 나갔다. 전운은 영국이 먼저 양보하며 사라졌다. 아일랜드 대기근과 곡물법 폐지 논란, 정계개편 등 현안에 쌓여 있던 로버트 필 총리가 내놓은 타협안이 북위 49도 국경선. 미국도 남부와 북부의 대립 심화와 텍사스 병합을 둘러싸고 멕시코와 갈등을 빚던 처지여서 그대로 받아들였다. 일부 불분명한 점이 남아 있었지만 양국은 만족하며 오리건 협정을 맺었다. 불씨가 살아난 것은 오리건 협정 체결 만 13년이 지난 1859년 6월15일. 국경의 서쪽 끝인 미국 시애틀과 영국의 캐나다 식민지 밴쿠버 사이의 존 후안 제도에서 일이 터졌다. 양국이 영유권을 주장하며 뒤섞여 살던 중 미국인 농부가 자신의 감자밭을 파헤치는 캐나다 농장 소유의 돼지 한 마리를 총으로 쏴 죽이는 사건이 일어나자 양국은 군대를 보냈다. 조그만 섬에서 3,000여명의 양국 병력이 12년간 대치한 ‘돼지전쟁’은 독일황제 카이저 빌헬름의 중재에 따라 미국령 귀속으로 끝났다. 실질적인 전투는 없었기에 유일한 생명 손실은 돼지 한 마리. 세계 최장의 국경선이 가장 낮은 비용으로 확정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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