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는 26일(프랑스 현지시각) 발간한 ‘한국 의료의 질 검토보고서’에서 2002~2009년 1인당 보건의료비 지출 증가율이 연평균 7.7%로 OECD 평균 3.6%의 2배에 달하며 병원 비용 지출 증가율도 연평균 12.8%로 OECD 평균(6.7%)의 2배에 육박했고 밝혔다. 한국의 병원비 지출이 전체 보건의료비 증가에 기여하는 비율은 50%에 달했다.
보고서는 “한국은 일반 동네의원이 외과수술과 입원서비스를 제공하고, 대형병원이 대규모 외래진료부서를 운영하는 등 의원과 대형병원이 유사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며 과잉 경쟁을 하고 있다”며 “환자는 별다른 제약 없이 의료공급자를 선택할 수 있는데다 많은 의료기관이 규제 없이 비급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전체 보건의료비에서 병원비 지출이 차지하는 부분이 크다”고 설명했다.
여기다 총량 제한이 없이 개별 진료행위의 비용을 모두 합해 진료비를 지급하는 행위별 수가제가 과잉 진료 행위를 강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OECD는 고령화, 비만률 증가 등으로 한국의 보건의료비 지출이 앞으로 더 늘어날 것이라 전망하며 재정 악화를 막기 위해선 질병의 예방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 2009년 한국내 천식과 당뇨 환자의 10만명 당 입원건수는 각각 105.5건, 127.5건으로 OECD 평균인 51.8건, 50.3건의 2배가 넘었다. 천식과 당뇨는 관리를 잘하면 입원이 줄어드는 질환이다. 병원 입원율이 높다는 것은 1차 의료환경에서 관리가 제대로 안되거나 입원병상이 비효율적으로 활용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보고서는 “당뇨, 천식, 고혈압 등 만성질환 환자수와 진료비 지출이 늘고 있지만 악화를 막기 위한 예방적 조치는 충분하지 않다”며 “국민건강보험지출 중 1차 의료기관의 재정지원을 확대해 예방적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강력한 1차 의료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또 의료서비스의 양과 질에 관계없이 미리 정해진 진료비를 의료기관에 지급하는 포괄수가제를 확대해 비효율적인 의료행위를 줄여가야 한다고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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