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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독립운동 기념일요? 그런 날도 있습니까?"

학생들 "국사과목 배우지 않아서…"<br>당국도 기념행사·이벤트 하나 없어<br>빼빼로데이 열광 세대 보니 씁쓸<br>청소년 인식 전환할 계기 마련해야

"오늘이 무슨 날이냐고요? 모르는데요. 학생독립운동 기념일요? 그런 날도 있습니까?" 대학생 김대성(24)씨는 광주학생독립운동 기념일을 아는지 묻자 이렇게 반문했다. 혹시 고등학교 국사시간에 배우지 않았느냐고 하자 "우리 때는 국사과목을 배우지 않아서…"라고 말끝을 흐렸다. 광주학생독립운동 기념일이 잊혀져가고 있다. 광주학생독립운동에 대한 청소년의 이해도 크게 부족한 실정이다. 광주학생독립운동 기념일인 3일 운동의 진원지인 광주광역시 광주일고 기념공원 주변에서는 기념식과 기념탑 제막식이 열렸다. 행사에 참석한 사람은 몇 안됐고 길을 지나던 사람 대부분은 무슨 행사인지 모른 채 바쁜 듯 제 갈 길을 갔다. 광주시내 일선 초ㆍ중ㆍ고교에서도 특별한 행사나 수업은 이뤄지지 않았다. 대부분의 인문계 고등학교의 경우 빡빡한 수업일정 때문에 따로 시간을 배정할 수 없어 자체 교육을 하지 않았다. 특성화고의 경우 전문교과 외에 학교별로 선택하는 사회교과 분야에서 국사과목이 빠진 곳이 많아 학생독립운동에 대해 소개할 기회조차 없었다. 교사들은 "학생들의 관심을 끌 만한 계기가 없어 역사적 의미를 이해시킬 수 없는 현실"이라며 "학생들의 이해나 관심이 크게 부족한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용연 서영대 교수는 "역사적으로 소중한 의미가 있는 광주학생독립운동이 기념일마저 잊혀질 만큼 청소년에게 관심을 끌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깝다"며 "학교 현장에서는 물론이고 교육청 등 행정기관과 시민사회단체가 나서 청소년의 인식을 새롭게 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광주는 물론 전국적으로 광주학생독립운동을 기념하는 행사나 이를 알리는 이벤트가 거의 보이지 않은 것과 대조적으로 서울의 대학가를 비롯해 전국 대부분 지역의 마트 등에서는 평소 판매되는 것보다 10배 이상은 크게 포장된 빼빼로 상자가 수북이 쌓인 채 손님을 기다리고 있었다. '1,000년에 한번 오는 빼빼로데이'를 앞두고 매장들이 경쟁적으로 빼빼로를 제일 보기 좋은 곳에 진열해놓고 있었다. 서울 신촌의 한 가게 종업원은 "올해는 학생은 물론 나이 지긋한 어르신도 빼빼로를 찾는다"며 분위기를 전했다. 오는 11일은 2011년11월11일로 숫자 1이 여섯 번 겹치는 '밀레니엄 빼빼로데이'다. 여학생들이 학교에서 1자와 닮은 막대과자를 선물하던 것에서 시작한 빼빼로데이는 이제 밸런타인데이나 크리스마스처럼 선물을 꼭 챙겨야 하는 기념일 대열에 올랐다. 한 네티즌은 "괜히 의미를 붙여 물건을 팔려는 기업이나 아무 생각 없이 기업의 장삿속에 속아넘어가는 청소년들 모두 문제가 심각하다"며 씁쓸해했다. ◇광주학생독립운동=1929년 11월3일 민족차별교육ㆍ식민지노예교육에 반대하는 광주지역 학생들의 시위를 계기로 전국적인 독립운동으로 발전한 항일학생운동으로 규모나 영향, 역사적 의의에서 3ㆍ1운동과 나란히 하는 항일독립운동으로 평가 받고 있다. 1929년 10월30일 나주역에서 발생한 조선 여학생 희롱사건이 불씨가 돼 11월3일 항일시위가 시작됐다. 이후 전국적인 항일민족운동으로 발전해 5개월 동안 각급학교 학생 등 5만4,000여명이 참여했다. 해외에도 파급돼 만주의 젠다오(間島)와 지린(吉林)성, 중국의 상하이(上海)와 베이징(北京), 그리고 일본과 미주 지역에서도 격려 집회와 만세시위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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