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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쌍용차 ‘티볼리’, 특별하진 않지만 가격 생각하면 ‘A’


지난달 출시된 ‘티볼리’는 가장 경쟁이 치열한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라는 점과 쌍용자동차가 4년 만에 내놓은 신차라는 것 때문에 출시 전부터 주목을 받았다. 뜨거운 관심은 사전계약기간을 포함해 3달 만에 총 계약 건수 8,000대라는 실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2015년 초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티볼리’를 타고 서울 여의도 전국경제인연합회 회관에서 인천국제공항까지 왕복 130㎞를 주행해봤다.

‘티볼리’를 처음 본 인상은 어색함이었다. 기존 쌍용차에서 보지 못했던 날카로운 눈매와 각진 보닛의 전면부, 미니(MINI) 차량 같은 앙증맞은 후미등은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이었다. 반면 옆모습은 잘빠졌다. 특히 뒷바퀴 펜더 부분을 남성의 근육처럼 도드라지게 해 차체에서 힘을 느낄 수 있었다. 티볼리는 쌍용차에서는 처음으로 두 가지 색이 적용된 차다. 시승한 차는 흰색 차체에 검은색의 루프가 적용됐다. 차량 색깔로 가장 인기가 있는 두 가지여서 특별하지는 않지만 쉽게 질리지는 않을 듯했다.

시트의 높이가 적당해 탑승은 불편하지 않다. 동급 차량과 비교해 티볼리의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히는 부분이 내부 디자인과 편의사항이다. 6색 클러스터와 스포츠카에 주로 사용되는 D-컷 운전대, 바(Bar) 타입의 센터페시아 버튼은 수입차와 비교해도 부족함이 없다. 전동시트와 1·2열 열선시트, 3개 주행 모드, 듀얼존풀오토에어컨 등은 동급 차량에서 찾아볼 수 없는 선택의 즐거움을 준다.

하지만 다소 과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6색 클러스터는 처음에는 신기했지만 과연 얼마나 자주 사용할지 의문이 들었다. 동급 최초로 듀얼존풀오토에어컨을 적용한 것은 놀라웠지만 최대 3개까지 저장 가능한 에어컨 설정 메모리 기능은 동급 차종에는 불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기능을 탑재하기보다는 가격을 낮추는 게 판매에는 더 효과적이었을 것 같다.

시트는 만족스러웠다. 푹신하지는 않지만 안정적으로 자세를 유지하게 해줘 긴장감을 갖고 운전이 가능하도록 했다. 장시간 주행에도 큰 불편을 느끼지 못했다.

주행을 시작했다. 도심 주행에서는 큰 약점이 드러나지 않았다. 티볼리의 장점 중 하나인 강력한 제동력은 브레이크 페달을 살짝만 밟아도 급격한 제동이 가능하게 했다. 안전에 신경을 쓴 기색이 역력하다.

차체의 강성 때문일까. 주행감각도 소형 SUV치곤 묵직함이 느껴진다. 티볼리는 동급에서 가장 많은 차체의 71.4%에 고장력 강판을 사용했으며 이중 초고장력 강판 비율 역시 동급 최다인 40%에 이른다.



가속은 만족스럽지 못했다. 시속 40㎞에서 시속 100㎞로 올리는 데 걸리는 시간이 지루할만치 길었다.

고속 주행의 경우 탄탄한 차체 때문인지 시속 100~120㎞에서 정속 주행을 할 때는 큰 불안이 느껴지지 않았다. 하지만 시속 140㎞ 이상은 엔진이 버거워했다. 쌍용차가 3년 여의 기간을 쏟아부은 최대 출력 126마력과 최대 토크 16.0㎏·m의 e-XGi160 가솔린 엔진은 티볼리를 완벽하기 지배하기엔 모자랐다. 가속할 때와 140㎞ 이상 주행시 들리는 엔진음도 가솔린 차량임을 감안하면 결코 작지 않았다.

무엇보다 가장 큰 아쉬움을 준 것은 아이신 6단 자동 변속기였다. 변속 과정에서 차가 뒤로 밀리는 느낌을 받았다. 한두 번이 아니라 주기적으로 반복됐다.

시내와 자동차 전용도로에서 급가속과 감속을 하며 탄 결과 찍힌 연비는 11.8㎞였다. 복합연비인 12.0㎞와 큰 차이가 없었다. 시내 연비 9~10km, 고속연비 14~15km 수준으로 일반적으로 주행하면 복합연비보다는 높은 수준의 연비를 기대할 수 있다.

티볼리를 시승한 느낌은 튼튼한 자체와 아쉬운 엔진과 변속기, 뛰어나지만 다소 과한 옵션으로 요약된다.

장단점이 존재하지만 분명한 것은 가격을 고려하면 한 번쯤 사보고 싶다는 느낌이 드는 차라는 점이다. 가격을 감안하지 않은 티볼리에 대학교 성적 분류 방식으로 점수를 준다면 ‘C’지만 가격이 생각하면 ‘A’다. 가격은 시승한 최고급형이 2,347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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