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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국민銀의 선택과 '대리인 비용'

소유와 경영이 분리된 주식회사에는 ‘대리인 비용’이 발생한다. 주주는 대리인(최고 경영자) 감시를 위해 사외이사와 이사회라는 비싼 조직을 운영한다. 국민은행은 새로운 대리인(행장) 선임을 앞두고 있다. 행장후보추천위원회는 ‘변화는 바람직하지 않다’며 강 행장의 연임에 무게를 둔다. 하지만 강 행장의 지난 2년10개월을 보면 설명이 필요한 부분이 적지 않다. 상장회사 대리인은 일차적으로 주가로 평가받는다. 지난 2004년 11월1일 강 행장 취임 때 주가는 3만8,300원이었다. 8월31일 주가는 7만5,800원으로 2년10개월 동안 98% 올랐다. 같은 기간 신한ㆍ우리금융은 각각 154%, 159%, 대구ㆍ부산은행도 각각 160%, 148% 상승했다. 종합주가지수는 124%, 금융업종은 143% 높아졌지만, 은행업종지수는 국민은행에 ‘발목이 잡혀(?)’ 106% 상승하는 데 그쳤다. 주가 만이 아니다. 지난해까지가 질적 성장을 위한 준비 기간이었다면 ‘2007년 성적표’는 달라졌어야 한다. 하지만 수익성ㆍ성장성 측면에서 평균을 밑돈다. 국민은행의 순이자마진은 1분기 0.02%포인트, 2분기 0.12%포인트 하락했다. 기업과 신한이 각각 0.06%포인트, 0.02%포인트 오르고, 우리은행이 0.01% 하락한 것과 비교하면 하락폭이 크다. 이자수익률도 ▦신한 0.15%포인트 ▦기업 0.11%포인트 등 다른 은행들은 다 올랐는데 국민은행만 0.01%포인트 낮아졌다. 성장성도 뒤진다. 총 자산 증가율은 5.9%로 신한(11.4%), 기업(10.4%), 하나(9.9%)의 절반 수준이다. 질적 성장을 강조했지만 총 연체율은 0.67%로 기업(0.31%), 하나(0.61%)에 비해 뒤지고, 우리(0.69%)보다 약간 나은 수준이다. 노조는 지난 2년10개월을 성장동력ㆍ영업력ㆍ내부직원의 신뢰를 잃은 ‘3무(無)의 시기’로 평가했다. 비싼 대가를 받는 사외이사들이 국민은행을 위해 어떤 대리인을 선택하든지 시장은 명쾌한 설명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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