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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국민銀의 선택과 '대리인 비용'
입력2007-09-02 21:39:49
수정
2007.09.02 21:39:49
소유와 경영이 분리된 주식회사에는 ‘대리인 비용’이 발생한다. 주주는 대리인(최고 경영자) 감시를 위해 사외이사와 이사회라는 비싼 조직을 운영한다.
국민은행은 새로운 대리인(행장) 선임을 앞두고 있다. 행장후보추천위원회는 ‘변화는 바람직하지 않다’며 강 행장의 연임에 무게를 둔다.
하지만 강 행장의 지난 2년10개월을 보면 설명이 필요한 부분이 적지 않다.
상장회사 대리인은 일차적으로 주가로 평가받는다. 지난 2004년 11월1일 강 행장 취임 때 주가는 3만8,300원이었다. 8월31일 주가는 7만5,800원으로 2년10개월 동안 98% 올랐다. 같은 기간 신한ㆍ우리금융은 각각 154%, 159%, 대구ㆍ부산은행도 각각 160%, 148% 상승했다. 종합주가지수는 124%, 금융업종은 143% 높아졌지만, 은행업종지수는 국민은행에 ‘발목이 잡혀(?)’ 106% 상승하는 데 그쳤다.
주가 만이 아니다. 지난해까지가 질적 성장을 위한 준비 기간이었다면 ‘2007년 성적표’는 달라졌어야 한다. 하지만 수익성ㆍ성장성 측면에서 평균을 밑돈다.
국민은행의 순이자마진은 1분기 0.02%포인트, 2분기 0.12%포인트 하락했다. 기업과 신한이 각각 0.06%포인트, 0.02%포인트 오르고, 우리은행이 0.01% 하락한 것과 비교하면 하락폭이 크다. 이자수익률도 ▦신한 0.15%포인트 ▦기업 0.11%포인트 등 다른 은행들은 다 올랐는데 국민은행만 0.01%포인트 낮아졌다.
성장성도 뒤진다. 총 자산 증가율은 5.9%로 신한(11.4%), 기업(10.4%), 하나(9.9%)의 절반 수준이다. 질적 성장을 강조했지만 총 연체율은 0.67%로 기업(0.31%), 하나(0.61%)에 비해 뒤지고, 우리(0.69%)보다 약간 나은 수준이다. 노조는 지난 2년10개월을 성장동력ㆍ영업력ㆍ내부직원의 신뢰를 잃은 ‘3무(無)의 시기’로 평가했다.
비싼 대가를 받는 사외이사들이 국민은행을 위해 어떤 대리인을 선택하든지 시장은 명쾌한 설명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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