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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탱고 추는 경영자들 솔직해지고 배려심 높아져”

온라인 카페 회원 1,700명 거느린 댄스 강사 한경아씨


"부에노스아이레스에 한국식 탱고 예술상품을 역수출하는 게 꿈입니다." 서울 신사동에서 3년째 탱고 스튜디오 '엘 불린'을 운영하는 한경아(예명 화이ㆍ사진)씨는 지상파 방송사의 댄스 서바이벌 프로그램 등의 영향으로 춤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빠르게 달라지고 있어 신바람이 난다. 세종대에서 발레를 전공한 그는 13년 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공연팀의 내한공연을 보고 탱고에 빠져 탱고를 평생의 업(業)으로 삼았다. 화이라는 예명으로 더 알려진 그는 "최근 30대 직장인들의 강습 참여와 문의가 많이 늘었다"며 "자신을 되돌아보고 싶어하는 중년들의 관심도 높다"고 말했다. 스튜디오를 열 때 50명 남짓이던 회원은 현재 200명을 넘어섰고 온라인 카페 회원 수도 2배로 늘어 1,700명에 이른다. 3년 전만 해도 꿈도 꾸기 어려웠던 일이다. 한씨는 "대학 졸업 후 친척들이 '제대로 된 직장을 빨리 구해라' '부모 속 그만 썩여라'고 혀를 차고는 했다"며 "춤 하면 강남 사모님과 제비족을 떠올리는 부모 세대에는 당연한 반응"이라며 웃었다. 지난해 9월 출간한 '탱고 레슨(오푸스 펴냄)'도 판매가 다시 늘고 있다. 주변의 싸늘한 눈빛은 지난 2004년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 세계탱고대회 스테이지 부문에서 아시아인으로는 처음 1위를 거머쥐자 한순간에 바뀌었다. 평생의 반려자도 탱고가 맺어줬다. 미국 스탠퍼드대 컴퓨터엔지니어링과 하버드대 대학원에서 심리학을 전공한 중국계 미국인 남편 헝야첸씨는 2004년 한국에서 그와 탱고를 춘 후 사랑에 빠져 결혼을 결심, 미국에서 하던 일을 접고 한국행을 택했다. 지금은 두 사람이 스튜디오를 함께 운영한다. 남편이라는 원군을 얻은 그는 2009년부터 매년 서울탱고페스티벌을 열고 부에노스아이레스의 탱고 마스터를 초청해 축제를 열고 있다. 행사는 아르헨티나 일간지 라나시오날에 보도되기도 했다. 그는 "매년 500명 이상이 참가해 마스터들에게 강습을 받고 공연을 준비하며 함께 즐긴다. 지금까지 탱고 추는 사람들을 위한 축제였지만 앞으로는 일반인도 참가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열정적인 우리의 정서가 아르헨티나인과 닮은 데가 많다는 그는 "페스티벌에 참가한 마스터들이 한국 탱고의 열정을 확인하고 '코르테뇨(탱고 추는 한국인)'라고 이름을 지어줬다. 현지에서 탱고 추는 사람을 말하는 '포르테뇨'와 같은 수준으로 평가한 것"이라며 뿌듯해 했다. 한국식 탱고 공연을 기획해 아르헨티나 무대에 올려놓겠다는 꿈도 여기서 비롯됐다. 관능이라는 단어가 먼저 떠오르는 탱고에 대해 그는 "실제 추는 사람들은 딴짓을 생각할 겨를이 없다. 보는 사람의 편견에 불과하다"며 "파트너와 혼연일체가 돼야 아름다운 모습을 연출할 수 있는데 딴생각을 하면 스텝이 꼬이고 거듭되는 실수로 위축돼 파트너에게 핀잔받기 십상"이라고 말했다. 발레를 전공하고 뮤지컬 배우로 다양한 춤을 춰온 그에게 탱고와 다른 사교댄스의 차이를 묻자 "나의 솔직한 모습을 보여준다는 점이 모든 춤의 공통점이라면 탱고는 상대방의 감정까지 읽어낼 수 있는 몸짓"이라며 "특히 상대에 대한 따뜻한 배려와 이해가 없다면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춤"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진지하게 탱고 강습을 받은 기업 경영자들은 '자신에게 솔직해지고 상대방을 배려할 수 있게 됐다'고 한다"며 "기업에서 탱고 강습을 열면 팀워크 향상에 큰 효과를 볼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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