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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10월 11일] 쌀과 배추

배추 값이 비싸 온 나라가 난리다. 한 포기에 3,000원 미만이던 배추가 1만5,000원까지 치솟고 있으니 그럴 만도 하다. 김치공장은 가동을 중단했고 각 가정에서도 김치 담그기를 포기했다. 웬만하면 식당에서 김치가 보이지 않더라도 불평을 하지 않는 것이 배추 값 폭등 시기의 손님이 갖춰야 할 에티켓이 되고 있다. 배추 수급 불안의 원인을 둘러싼 정치권의 논쟁도 치열하다. 배추국감이란 말이 나올 정도다. 문제는 배추 품귀 현상이 당분간 계속된다는 데 있다. 당장 공장에서 찍어 낼 수도 없으니 그럴 수밖에 없다. 배추 값이 폭등해서 문제라면 쌀값은 떨어져서 문제다. 쌀 작황이 좋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평년에 비해 가격이 낮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쌀 예상생산량은 434만6,000톤으로 지난해 491만6,000톤보다 11.6% 줄고 평년(445만5,000톤)보다도 2.4% 감소할 전망이다. 공교롭게도 쌀과 배추는 우리 농업과 서민밥상을 대표하는 작목이다. 쌀은 논 농업을 배추는 밭농사를 대표한다. 쌀은 밥이 되고 배추는 김치가 된다. 밥은 우리의 주식이고 김치는 한국을 대표하는 반찬이다. 하루 세끼 4,900만 국민의 밥상에 하루라도 빠져서는 안 되는 것이 밥과 김치이다. 밥과 김치. 그 상징성만큼이나 실생활에 미치는 영향도 크다. 흔히 일반경제논리로 접근한다면 쌀과 배추는 보완재다. 그러므로 두 상품의 가격은 커피 소비가 늘면 설탕 값이 오르듯 비례관계에 있다. 그런데도 쌀값은 떨어지고 배추 값은 오르고 있다. 가격원리가 적용되지 않는다. 또 농산물에 있어 완전한 대체관계가 성립하기 어렵다. 쌀값이 오르면 밀과 옥수수 가격도 오르고 배추 가격이 오르면 무와 양배추ㆍ상추 값도 덩달아 오르기 마련이다. 농산물은 공급이 조금만 넘쳐도 가격은 폭락한다. 아무리 소비가 많아도 당장 공급이 불가능하다. 자연과 기후의 영향을 많이 받으며 저장성이 약한 것도 수급 불안의 원인으로 작용한다. 그래서 농업의 특수성을 감안한 정책이 필요하다. 수요와 공급을 예측하는 농업 통계 시스템을 과학화하고 농산물 유통과정의 선진화를 더욱 서둘러야 한다. 배추파동을 지켜보면서 평소에 부족하지 않은 것에 대한 고마움과 먹을거리에 대한 소중함을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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