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파른 상승국면을 이어갔던 국내외 증시가 주춤거리면서 조정양상이 얼마나, 어느 정도로, 진행될지가 관심사다. 조정을 야기한 유럽 금리인상에 따른 미국 등의 긴축 가능성과 증시 자금이탈 우려, 쉼 없이 이어진 상승의 피로감이 여전히 부담 요인이다. 시장에서는 ‘기다리던 조정’이 마침내 도래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인 가운데 투자자들에게도 이번 기회에 한 박자 쉬어갈 것을 권고하는 분위기가 강하다. 이번주에는 특히 중국의 긴축 전환여부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물가지표 발표와 함께 선물옵션만기일(트리플위칭데이)도 예정돼 있다. 아울러 오는 7월부터 중국 정부의 부가가치세 환급축소 정책이 전자, 기계,자동차 등에도 확산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로 인한 중국관련주에 미칠 여파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중국발 글로벌 긴축 확산 우려= 11~12일 발표될 중국의 물가지표가 이번주 예상되는 증시 조정국면의 기간과 폭을 결정할 핵심요인으로 꼽힌다. “5월 물가지표를 보고 금리인상을 검토하겠다”는 인민은행 총재의 공언에 따라 물가수준이 과도하게 높게 나올 경우 중국정부의 긴축 ‘제2라운드’ 진입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같은 흐름이 지난 주 유럽, 미국을 중심으로 이어진 금리인상 흐름과 연계될 경우 유동성 감소에 따른 글로벌 증시 리스크로 확산될 가능성도 간과하기 어렵다. 국내 증시에서는 14일 선물옵션 동시만기일(트리플위칭데이)이 어떤 마법을 부릴지도 지켜봐야 한다. 다만 누적된 매수차익잔고가 2조원에도 못 미치는 등 지난해 8월 이후 가장 적은 규모인 만큼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 ◇개인매수세 얼마나 버텨줄까 =수급여건에서는 14주 연속 오른 지수를 떠받칠 힘이 얼마나 남아있는지가 관건이다. 이영곤 한화증권 애널리스트는 “글로벌증시의 상승탄력이 약화된데다 커져가는 신용잔고 규모도 부담스러운 수준”이라며 “개인들만의 매수만으로 추가상승을 이끌어내기에는 한계에 부딪힐 것”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지난주 외국인의 매도전환에도 불구, 개인과 투신이 매물을 받아내 지수를 끌어올렸지만 이주에도 외국인의 ‘팔자’흐름이 이어질 경우 부담은 더 커질 것이란 우려도 높다. 그러나 시장 외곽의 풍부한 대기매수 자금이 버팀목으로 지수를 떠 받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김중현 굿모닝신한증권 애널리스트는 “개인의 직접투자 뿐만 아니라 투신의 간접투자 자금으로 유동성의 유입은 계속되고 있다”며 ”이들 대기매수세의 형성이 조정의 폭이나 강도를 제한시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단기조정 대비 한 박자 천천히=조정의 폭이 제한적인 수준인지, 아니면 확산가능성이 높은 수준인지 논란에도 불구, “대비가 필요하다”는 전략에는 대다수 전문가들이 동의하고 있다. 이영곤 애널리스트는 “단기조정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시장대응에 나서는게 바람직하며 신규 매수를 검토하는 투자자는 매수시기를 한 박자 늦춰 잡는 것이 유리하다”고 분석했다. 김중현 애널리스트는 “기존 주도업종 및 선도주에 대한 관심을 유지하되 종목별로 최근 조종폭을 감안해 진입시점을 모색하는 버텀업식 대응이 바람직하다”며 “다만 지난주 조정장에서 두각을 보인 반도체, 자동차 등은 아직까지 모멘텀 움직임보다 가격메리트에 따른 움직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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