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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콘텐츠가 미래 먹거리다] <2부> 컬처 강소기업이 뛴다 ② 에이스토리

심금 울리는 드라마로 한류열풍 선도<br>"대본이 좋아야 작품 성공"<br>중견작가 중심 인력풀 갖춰 이산·마의 등 잇단 흥행몰이<br>'보스를…' 30개국 수출 등 해외매출이 전체 20% 달해




이상백

"드라마의 생명은 대본입니다. 좋은 땅에서 식물이 자라듯 좋은 대본이 있으면 양질의 배우가 몰리면서 투자유치, 방송국 편성도 쉽고 해외판권 구매도 몰리죠."

12일 서울 마포 창전동 본사에서 만난 이상백(사진) 에이스토리 대표는 성공 비결을 묻는 질문에도, 앞으로의 계획을 묻는 질문에도 계속해서 '대본'이야기를 꺼냈다. 에이스토리는 '이산' '아이리스' '신데렐라 언니' '여인의 향기' '마의' 등 숱한 흥행작들을 내놓은 중견 드라마 제작사.

창립 이후 지금까지 제작한 총 12편의 작품은 평균 시청률 15% 이상을 기록했고 공중파 방송에서 방영한 작품 중 평균 시청률이 15%에 미달한 작품은 한 작품에 불과하다. 이 같은 흥행을 바탕으로 2011년 방영된 SBS '여인의 향기'는 필리핀ㆍ홍콩ㆍ대만ㆍ싱가포르ㆍ캄보디아 등 아시아 주요국에 판권이 팔렸다. 같은 해에 제작한 SBS '보스를 지켜라' 역시 국내 드라마로는 최초로 우크라이나에 수출되는 등 드라마 사상 최다인 30개국에 판권이 판매되기도 했다.

이 대표는 그 비결로 철저한 작품 검증시스템을 꼽았다. 이 대표는 "우선 다수의 흥행 작품으로 실력을 검증받은 12명의 작가들과 계약을 맺고 매년 5~6개 작품을 준비해 절반 이상을 제작ㆍ방영하고 있다"며 "특히 20년 이상 경력의 프로듀서들을 통해 작품을 고르고 대표작가인 최완규 작가가 최종 작품을 선별하기 때문에 실패 확률을 최소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케이블방송, 신문사 등 각종 미디어 업체를 두루 거친 이상백 대표가 드라마 제작에 뛰어든 것은 2004년. 2003년 드라마 '겨울연가'가 NHK에 방영되며 본격적인 드라마 한류가 시작된 시기다. 이 대표는 "당시 말레이시아에서 배우 배용준 씨를 섭외만 해주면 부르는대로 돈을 주겠다는 요청을 받고 시장의 변화를 감지했다"며 "해외 시장이 형성되고 있으니 이제 드라마 사업에 뼈를 묻어도 되겠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탄탄한 방송계 인맥을 가진 이상백 대표와 드라마 '종합병원' '허준' '상도' '올인' 등으로 대작가 반열에 오른 최완규 작가가 의기투합하자 창립 2~4년차에 CJ그룹과 중앙일보 미디어 그룹이 주요 주주로 참여, 약 50억원의 투자금을 끌어모았다. 지난해까지 3년 연속 15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고 흑자구조도 정착됐지만 이 대표에게도 시련의 시기가 있었다. 2009년 방영을 준비했던 작품 3개가 모두 제작단계에 이르지 못한 것. 집까지 담보로 해서 융자를 받아야 했다.

힘든 시기를 겪고 난 이후 이 대표는 매년 5개 작품을 준비해 최소 2~3개 작품 이상이 방영될 수 있도록 계약 작가수를 대폭 늘렸다. 물론 계약 작가수가 늘어나면서 계약금이나 제작지원비 부담이 늘어나 자연스럽게 비용 부담이 커졌지만 매년 2~3개 이상의 작품을 만들면서 실적도 빠르게 개선됐다.

에이스토리는 해외 시장 공략을 주요 목표로 설립된 드라마 제작사답게 창립 초기부터 전체 매출의 20%를 해외에서 꾸준히 벌어들이고 있다. 이 대표는 "우선 국내 시청자들의 호응을 얻은 작품이 해외 판권도 높은 가격에 팔린다"며 "조연급에 해외 아이돌 스타를 캐스팅하는 등 드라마 업계에서 주로 활용하는 기법이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국내 시청자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스토리를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에이스토리는 오는 3월초 방영되는 '최고다 이순신(KBS)'을 시작으로 '뷰티풀 몬스터(SBSㆍ6월)' 등 3개 이상의 차기작을 방영할 예정이다. 특히 인기가수 아이유 등 탄탄한 출연진을 갖춘 '최고다 이순신'은 시청률 50% 돌파에 도전하는 한편 해외 시장 공략도 계획하고 있다.



그는 "방송국들의 직접적인 광고 영업이 가능해지면서 외주제작사들의 설 자리가 좁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탄탄한 작가진과 제작능력을 갖춘 외주제작사들은 살아남을 수 있다"며 "앞으로도 탄탄한 스토리를 통해 국내는 물론 해외 드라마 시장을 공략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화콘텐츠 개발 비용도 세제혜택 줘야


이상백 대표

"문화콘텐츠 기획ㆍ제작 과정을 제조업의 연구개발(R&D)과 동일하게 인정하고 지원만 해줘도 훨씬 많은 양질의 콘텐츠가 나오고 해외 수출도 늘어나면서 파급효과가 커질 겁니다."

이상백(사진) 에이스토리 대표는 12일"문화콘텐츠 산업의 위상이 높아졌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세제혜택이나 일자리 지원 등 정부 정책 측면에서는 하나의 산업으로 지원을 받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이 같이 지적했다.

에이스토리는 현재 12명의 작가와 계약을 맺고 있다. 이들 모두 다수의 흥행작을 내놓은 유명 작가들로 약 30억~40억원의 계약금이 투입된 상태다. 여기에 대본이 완성되기까지 최소 6개월에서 1년 이상의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제작사로서는 비용 부담이 만만치 않다. 이 대표는 "한국을 알리는 홍보효과와 여타 연계산업효과를 감안하면 문화콘텐츠 산업의 생산성은 제조업체 못지 않다"며 "문화콘텐츠 제작사들 역시 콘텐츠 기획ㆍ제작에 필요한 자금을 R&D 비용으로 인정받아 세제혜택을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조업체에만 몰려있는 일자리 지원 역시 문화콘텐츠업계로 확산되야 한다는 주장도 펼쳤다. 이 대표는 "매년 막대한 창업지원금을 쏟아 부어 짧은 수명의 불량기업을 양성할 바에는 콘텐츠 제작을 꿈꾸는 청년들을 인턴으로 쓰는 기업에 매월 100만원씩만 지원해도 이들에게 2,500만원 이상의 연봉을 줄 수 있다"며 "제작사들은 비용 부담 없이 청년들에게 기회를 줄 수 있고 지망생들도 기성 작가들이 만들어 내지 못하는 독창적인 작품을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제작사들에 대한 경영멘토링도 주문했다. 이 대표는 "콘텐츠 제작사 경영 지원단을 꾸려 창업 노하우를 멘토링한다면 은퇴한 방송인들의 다양한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더 좋은 콘텐츠를 만들어 낼 수 있다"며 "이들의 예술적 능력에 비즈니스 마인드를 접목해 양질의 콘텐츠와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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