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통신은 오바마 대통령이 오는 9월5~6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리는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하기로 했으나 블라디미트 푸틴 대통령과의 단독 정상회담은 취소하기로 했다고 7일 보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단독회동 일정을 취소하는 대신 스웨덴에 들를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통신에 따르면 벤 로즈 대통령 국가안보 부보좌관은 러시아의 스노든 망명 허용이 이미 난관에 부딪친 양국 관계를 더욱 악화시켰다며 오바마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취소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로즈 부보좌관은 "지금과 같은 여건에서 정상회담을 갖는 것은 의미가 없다는 데 대통령과 국가안보팀이 의견일치를 봤다"고 덧붙였다.
앞서 6일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 NBC '투나잇쇼'에 출연해 다음달 초 G20 정상회의에 참석하겠다고 밝혔으나 러시아의 스노든 망명 허용에 대해서는 "실망스럽다"고 유감을 표했다. 그는 "러시아가 종종 냉전적 사고에 빠질 때가 있다. 냉전은 과거의 유물"이라며 "미국과 러시아가 더 효과적으로 협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AP통신은 오바마 대통령의 이번 결정이 시리아 사태나 인권 문제를 둘러싸고 이미 엇갈려온 미러 관계를 더욱 얼어붙게 만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9일 존 케리 미 국무장관과 척 헤이글 국방장관, 세르게이 랴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이 미 워싱턴DC에서 '2+2' 회담을 개최하기로 하는 등 양국 간 관계개선을 위한 외교적 노력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젠 사키 미 국무부 대변인은 '2+2' 회담 개최 사실을 알리면서 "스노든 문제를 다시 이야기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무차관도 인테르팍스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양국 간의 쉽지 않은 의제들을 집중적으로 논의할 자리가 될 것"이라며 스노든 문제가 테이블 위에 오를 것임을 시사했다.
양국 장관들은 이번 회담에서 스노든 문제 외에도 이란 핵 문제, 시리아 내전 등 각종 국제 문제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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