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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농협의 환골탈태 기대한다


농협이 문제다. 지난 1988년 직선제 도입 이후 반복된 중앙회장의 불명예 퇴진, 고질적인 신경사업 분리갈등, 정치지향의 지배구조 등과 같이 이미 알려진 구조적 문제도 많은데 이제는 신용사업의 기본인 금융전산망 테러로 관리상 문제까지 드러났다. 내우외환이란 사자성어가 꼭 들어맞는 형국이다. 지난 3월 지루하게 끌던 농협법의 국회 통과로 농협의 구조적 문제는 일단 해결 실마리를 찾았다. 그렇지만 농협이 제 몫을 다하려면 앞으로 개혁과정에서 해야 할 일이 너무 많다. 무엇보다 농협은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 수익창출 위한 인재 수혈 시급 농협이 만들어진 동기는 농촌과 농민을 잘살게 하기 위해서다. 농민에 대한 저리의 정책자금과 공급을 포함한 재정지원도 중요한 임무지만 무엇보다 농민이 피땀 흘려 거둔 수확을 안정적인 제값으로 도시민에게 전달해 농민의 직접적인 수익을 높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임무이다. 물론 이 경제사업이 쉽지 않다. 변화무쌍한 농산물의 수요와 공급을 예측하고 조절한다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여기에 값싼 해외 농산물까지 수입되니 문제는 더 복잡해질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힘이 덜 드는 신용사업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었고 여기서 얻은 수익으로 잘 안되는 경제사업을 보전하자는 것이 농협의 생존전략이었다. 그러나 치열해지는 경쟁으로 신용사업도 만만치 않다. 이제는 경제사업이 어렵다고 피하거나 돌아갈 수 없다. 정면으로 승부해야 한다. 계약재배와 직거래로 이익을 나누는 도시와 농촌의 많은 사례에서 성공전략을 찾을 수 있다. 이번 농협의 구조개혁을 바탕으로 240만명에 이르는 조합원과 전국에 산재한 1200여개에 달하는 조합을 잘 묶어 낸다면 농민은 물론 도시민 모두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사랑 받는 농협으로 거듭날 수 있다. 이를 위해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좋은 인재를 충원하는 것이다. 농협은 기획ㆍ홍보ㆍ판매ㆍ정보화에 이르기까지 경쟁조직에서 행해지는 업무를 똑같이 수행한다. 신용사업과 경제사업을 막론하고 다른 공사조직과의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농협의 힘은 결국 인재에서 나온다. 농협은 어떤 노력을 들여서라도 조직운영에 필요한 각 부문의 신진기예를 모아야 한다. 둘째, 현 임직원의 전문성을 제고해야 한다. 이번 전산망사태의 주범이 북한의 사이버테러라 해도 이를 사전에 방지하고 초기에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이 농협에는 없었다. 감기도 허약한 사람이 먼저 걸리지 않는가. 게다가 23,000명에 달하는 직원의 70% 이상을 투입해 키워왔던 신용사업 생산성이 시중은행의 절반밖에 되지 않는다는 보고는 농협구성원의 능력을 의심하게 만든다. 결국 지속적이고 전략적인 교육을 통한 직원의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이 일에 수고를 아껴서는 안 된다. 조직관리정비·효율운영제고를 셋째, 조직관리제도 정비와 효과적 운영이 요구된다. 결국 조직의 성패는 좋은 제도의 도입과 관리에 달려있다. 모든 조직은 공사를 막론하고 운영에 많은 제도적 장치를 활용한다. 기획관리ㆍ성과관리ㆍ전략관리ㆍ갈등관리와 같이 한 조직의 운영에 필요한 제도는 수없이 많고 이 제도들이 잘 정비되고 운영돼야 한다. 물론 지속적인 첨단 제도의 도입도 필요하지만 도입과 더불어 이를 조직 상황에 적합하게 만들어야 함은 물론이다. 농협은 조합원이나 농민들만의 조직이 아니다. 우리 국민 모두의 뿌리는 농민과 농촌이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다른 어떤 조직보다 농민과 농촌의 조직인 농협에 더한 관심과 애정을 갖는 이유이다. 농협의 환골탈태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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