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제통화기금(IMF)이 조만간 중국의 장기 경상흑자 전망을 대폭 하향 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중국에 대한 미국 등 서방권의 위안화 절상 압력에 새로운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11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IMF가 오는 17일 발표하는 세계경제전망(WEO) 보고서에서 2017년까지 중국의 장기 경상흑자 전망을 국내총생산(GDP)의 5% 수준으로 하향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IMF의 지난해 9월 WEO 보고서에서는 7% 이상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최종 수치 확정은 정치적ㆍ기술적으로 민감한 문제이기 때문에 계속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WSJ는 덧붙였다. 중국의 경상흑자는 지난 2007년 GDP의 10.1%에 달했으며 2008년 IMF는 중국의 경상흑자가 향후 몇 년간 10%에 근접할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나 IMF의 예상과 달리 미국ㆍ유럽ㆍ일본의 경제회복이 더뎠고 중국이 수출 의존도를 낮추면서 이 같은 전망은 빗나갔다. 지난해 중국의 경상수지 흑자율은 GDP의 2.8%에 불과했다.
IMF의 고위 중국 담당자였던 브루킹스연구소의 에스와르 프라사드는 "IMF가 중국 경상흑자 전망치를 5%로 낮출 경우 '위안화가 상당히 저평가돼 있다'고 지적해온 IMF 판단의 입지가 약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이를 근거로 중국에 위안화 절상을 요구해온 미국과 유럽ㆍ중남미 등의 압박정책에도 변화가 예상되며 중국은 더 이상 위안화를 절상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IMF가 이번 보고서에서 위안화를 새롭게 평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IMF의 새로운 환율평가 방법이 6월 공개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대신 IMF는 지금까지 해온 대로 중국이 위안화를 지속적으로 절상하는 것이 내수를 늘리고 수출 및 투자에 크게 의존해온 성장 모델에서 탈피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점을 강조할 것이라고 WSJ는 내다봤다.
한편 중국은 2월 315억달러의 무역적자를 기록했으나 3월에도 적자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을 뒤집고 54억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그러나 수출은 여전히 저조해 올해 1ㆍ4분기 수출증가율이 전년동기 대비 7.6%에 그쳤다. 지난해는 20.3% 증가했었다. 이는 유럽 등 주요 교역상대국의 경기부진에 따른 것이다. 또 중국 내 건설경기 침체로 철광석 수입도 6% 늘어나는 데 그치는 등 수입도 부진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