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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티네 콘서트'의 진화

토요일 11시 콘서트도 마련<br>남성·가족으로 관객층 확대<br>클래식 걸작·판소리 등으로 공연 수준 높이고 다양화

마티네 콘서트가 보폭을 넓히고 있다. 고양아람누리의 마티네 콘서트(위로부터), 국립극장에서 국악을 주제로 진행되고 있는 정오의 음악회, 2004년부터 열려온 예술의전당 11시 콘서트.

국내 공연장들이 앞다퉈 오전 콘서트를 마련하면서 '마티네 콘서트' 전성시대를 맞고 있다. '마티네(matinee)'는 아침 나절을 뜻하는 프랑스어로, 국내에서는 평일 오전이나 낮 시간대 공연을 '마티네 콘서트'라 부른다. 평일 오전 콘서트가 정착되면서 마티네 콘서트는 주말로 확대되는가 하면 클래식 걸작, 판소리 등으로 보폭을 넓히고 있다. 관객도 주부 일색에서 남성과 노년층, 가족 단위로 저변을 넓히며 대중화되는 추세다. ◇토요 마티네, 남성에 손짓=지난 2004년 첫 선을 보인 예술의전당 11시 콘서트(매월 둘째 주 목요일)는 그 동안 14만여명의 관람객을 모으며 성공 모델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평일 오전 시간이 허락되는 주부 관객 위주로 운영되다 보니 관객층 확대엔 한계가 있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이달부터 매월 셋째주 토요일 오전 11시 '토요 콘서트'를 선보인다. 정동혁 사업본부장은 "11시 콘서트가 문화생활에서 소외되기 쉬운 주부층을 겨냥한 프로그램이었다면 '토요 콘서트'는 평일 저녁 공연을 관람하기 어려웠던 직장인, 특히 남성 관객들이 토요일 오전 느긋하게 음악회를 즐길 수 있도록 마련한 프로그램"이라고 밝혔다. 피아니스트 겸 지휘자인 김대진 교수가 해설을 맡아 정통 클래식 음악을 관객의 눈높이에 맞추고 연주는 콘서트를 위해 발족한 '예술의전당 페스티벌 오케스트라(SFO)'가 전담한다. 오는 16일 첫 공연에서는 모차르트 피아노협주곡 23번과 베토벤 교향곡 5번을 선보이며 11월 20일에는 모차르트 바이올린 협주곡 3번과 교향곡 40번을 연주한다. 정 본부장은 "11시 콘서트의 남성 관객 비율이 20%에 못 미쳤다면 토요 콘서트는 30%를 넘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질적으로 성숙한다=그 동안 마티네 콘서트는 익숙한 레퍼토리 위주로 진행되다 보니 정통 클래식 공연보다 낮은 수준에 만족해야 했다. 그러나 최근들어 고품격 공연을 잇따라 선보이며 가격 부담은 적고 수준은 높은 마티네 콘서트가 확산되고 있다. 지난 2008년 첫 선을 보인 일산 고양아람누리의 마티네 콘서트(짝수 달 마지막 목요일)는 유료 객석점유율이 평균 100%에 육박한다. 성공 비결은 다소 어렵더라도 위대한 클래식 걸작을 선별해 해설자가 쉽게 해석해주고 합창이나 영상 등 다양한 시청각 자료들을 적극 활용한 덕분이다. 그간 소개한 곡도 베토벤의 후기 현악 사중주, 슈만의 4성부 합창 '클라라에게, 피아노의 은총 위에' 등 클래식 음악 중에서도 난해한 곡이 대부분이었다. 유혁준 공연기획팀 차장은 "문화 소비 수준이 부쩍 높아진 관객층에 맞춰 '클래식의 대중화' 대신 '대중의 클래식화'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지난 2007년부터 매달 셋째 주 목요일 오전 11시 마티네 콘서트를 갖는 성남아트센터도 올해 키워드를 '고품격'으로 잡으면서 유료 객석점유율이 지난 해 85%에서 93%로 높아졌다. 마티네 콘서트는 클래식에서 국악으로 보폭을 넓히고 있다. 국립극장은 지난 해 5월부터 국립국악관현악단이 '정오의 음악회(매월 마지막 월요일)'를 열어왔는데 유료객석점유율이 70~80%로 안착하자 10월부터 매월 첫째 화요일 '정오의 판소리'를 신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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