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은 30일(현지시간) 미국 법원에서 진행된 듀폰과의 첨단섬유 영업비밀 침해를 둘러싼 소송에서 패소해 미국 내 판매가 20년간 금지됐다. 이 판결은 미국 법원 배심원단의 비전문성이나 일방적인 자국기업 편들기라는 점에서 볼 때 애플을 위해 삼성전자를 패소시킨 것과 판박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날 미국 버지니아주 리치먼드 소재 지방법원은 듀폰이 코오롱을 상대로 제기한 아라미드 섬유제품의 판매금지 소송에서 듀폰의 손을 들어줬다. 이번 소송의 판결을 담당한 로버트 페인 판사는 지난해 9월 미국 배심원들이 코오롱의 영업비밀 침해가 인정된다고 판단한 사실을 언급한 뒤 코오롱의 아라미드 섬유제품인 '헤라크론'의 미국 내 생산 및 판매ㆍ판촉 등을 향후 20년간 금지한다고 명령했다.
이에 앞서 지난해 미국에서 진행된 별건 손해배상 소송에서 배심원들은 코오롱이 듀폰에서 마케팅을 담당했던 인사를 채용한 데 대해 "의도적이고 악의적으로 기술을 빼돌렸다"며 코오롱의 불법행위를 인정한 바 있다. 법적 공방의 대상이 된 아라미드는 총탄을 막아낼 만큼 내구력이 강하고 500도의 고열도 견뎌내는 첨단섬유로 방탄복과 타이어ㆍ브레이크 등의 소재로 사용된다.
한편 코오롱은 집행정지 가처분신청을 비롯해 강력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코오롱 관계자는 "이번 판결은 독자적인 기술개발을 위해 우리가 지난 30년간 쏟아온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드는 결과"라며 "이번 판결로 발생할 고객과 투자자ㆍ임직원 및 가족들의 피해는 물론 국가경제에 미치는 모든 직간접적인 불이익에 대해 가능한 한 모든 조치를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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