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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 수출까지 막히면 더 못 버틸 듯

■ 미국·EU, 이란 외화시장 공격 플랜 마련<br>통화가치 폭락에 추가 제재땐 경제 파탄<br>핵개발 양보 기대 속 되레 발끈 우려도


풍부한 석유자원 덕에 어떤 외풍에도 끄떡없을 것으로 여겨졌던 이란경제가 요란한 소리를 내며 무너지기 시작하자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서방국가들이 이란에 대한 경제공세를 한층 강화할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통화가치 폭락으로 이란 사회의 소요가 극심해진 상황에서 서방국가들의 추가 경제제재는 리알화 가치를 한층 더 끌어내리고 경제를 파탄으로 내몰며 이란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를 압박할 것이기 때문이다.

지난 열흘 사이 리알화 가치가 40%가량 폭락하면서 최근 이란은 70%에 달하는 초인플레이션과 식량 및 의약품 부족사태에 시달리는 것으로 전해진다. 상거래를 포기한 상인들은 수도 테헤란의 대형시장인 그랜드바자에서 장사를 접고 대규모 반정부시위를 벌이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런 상황에서 석유에 이어 천연가스 수출까지 막히고 중앙은행 및 다른 은행들의 해외거래가 전면 차단될 경우 서방국가들에 맞서 핵개발 의지를 고수하는 이란 지도층이 더는 버티기 어려울 것이라는 기대를 내비치고 있다. 브라운브러더스해리먼의 신흥시장전략 책임자 윈신은 "경제 펀더멘털이 나빠지는 가운데 통화가치가 자유 낙하하는 상황이 지속될 수는 없다"며 "이란 사회의 소요가 정권교체까지 이어지지 않을 수도 있지만 이란 지도자들이 갈등을 피하기 위해 한발 물러설 것을 기대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경제붕괴가 체제전복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4일 미국의 시사주간 타임지는 최근의 리알화 폭락사태로 분출된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과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에 대한 이란 국민들의 불만이 이란의 체제변화를 초래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를 제기했다.

물론 서방의 제재가 이란경제 붕괴로 이어질지는 장담할 수 없다. 가장 큰 변수는 중국과 러시아의 행보다. 타임지는 서방국가들에 동조하지 않는 중국과 러시아가 이란경제의 숨구멍을 틔워주고 있으며, 특히 중국은 7월의 석유금수조치 이후에도 수입량을 줄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EU와 미국이 최근 이란에 대한 추가 제재 논의를 벌이는 데는 이 같은 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중국과 러시아에 의존해 이란경제가 간신히 명맥을 유지하게 될 경우 사회적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내년 여름 임기를 앞둔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이 물러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타임지는 덧붙였다.

최악의 시나리오는 경제파탄이 이란의 반서방 정서를 부추겨 오히려 핵무기 개발을 촉진시키는 사태가 벌어지는 것이다. 타임지는 이란 핵무기 개발이 국민통합의 촉매제 역할을 하는 한편으로 이스라엘이나 미국의 이란 선제공격을 초래해 이란에 제재를 가하는 국제사회의 분열을 일으킬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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