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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노믹스 사실상 실패

日 무역적자 양적완화 후 5조엔 사상최대<br>수출, 에너지 수입 속도 못 따라가… 경기 선순환 차질


공격적인 엔저정책으로 수출대국 일본을 되살린다는 아베 신조 총리의 구상이 사실상 실패로 돌아가고 있다. 엔화약세를 유도하는 일본은행(BOJ)의 공격적 완화정책이 시작된 지난 4월 이후 6개월간 일본의 무역적자는 5조엔 규모로 불어나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또 일본의 무역수지는 15개월 연속 적자행진을 벌여 역대 최장 적자기록도 갈아치웠다.

일본 재무성은 21일 올 회계연도 상반기(4~9월) 무역적자가 4조9,891억엔에 달했다고 발표했다. 적자폭은 전년동기 대비 54.2% 늘어나 반기 기준으로는 비교 가능한 통계발표가 시작된 1979년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회계연도가 시작된 4월은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가 취임과 동시에 엔저 가속화를 위한 공격적 양적완화 정책에 돌입한 시기다. 이후 4~9월 엔ㆍ달러 환율은 평균 98.5엔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6%나 올랐지만(엔화가치 하락), 무역수지는 당초 기대와 달리 개선조짐을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이날 함께 발표된 9월 무역수지도 9월 기준으로는 역대 최대인 9,321억엔을 기록했다. 이로써 일본 무역수지는 15개월 연속 적자를 이어가 최장 기록을 갈아치웠다. 지금까지 2차 오일쇼크가 발생한 1979년 7월부터 1980년 8월까지의 14개월 연속 적자가 최장 기록이었다.

일본 무역수지가 이처럼 대규모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엔저에 따른 수출증대 효과가 에너지를 비롯한 수입증가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올 회계연도 상반기 수출액은 35조3,199억엔으로 전년동기 대비 9.8%라는 양호한 증가세를 보였다. 하지만 같은 기간 수입액이 13.9% 증가한 40조3,090억엔으로 불어나면서 적자폭을 키웠다.

수입 증가의 최대 요인은 단연 에너지다.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사고의 여파로 원전가동이 중단되면서 에너지 수입을 좀처럼 줄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11년 원전사고 이전에 60% 수준이던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현재는 90% 안팎에 달하고 있다며 일본의 무역적자가 구조적 요인에서 비롯됐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9월에는 한동안 안정됐던 국제유가가 시리아 사태로 들썩이면서 에너지 수입대국인 일본의 부담을 한층 키웠다. 9월 수출액이 11.5% 증가한 사이 수입액은 16.5% 늘어났다.

수출증가도 곧이곧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 9월 수출액이 두자릿수 증가율을 보였다고는 하나 이는 어디까지나 엔화약세로 엔화표시 금액이 늘어난 것일 뿐이다. 9월 수출물량 증가율은 -1.9%로 3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서 수출경쟁력이 서서히 회복되고 있다는 아베 정권의 기대를 무색하게 했다.

아베 총리는 공격적 양적완화 정책으로 엔화가치가 떨어지면 수출이 늘고 자본투자가 확대되면서 일본의 고용과 임금수준이 회복되는 선순환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했으나 엔화가 약세로 돌아선 지난해 11월 이후 1년이 다 돼가도록 물꼬를 터야 할 수출이 본격적인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면서 경기 선순환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는 셈이다.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의 니시오카 준코 이코노미스트는 "엔화약세가 예전만큼 수출증대 효과를 일으키지 못하고 있는 반면 원전가동에 차질을 빚으면서 에너지 수입에 따른 비용부담은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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