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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FTA 에너지부문 득과 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최근 타결됐다. FTA 찬반에 대한 입장 차를 떠나 에너지서비스산업이 국민 경제 전반에서 차지하는 중요도가 매우 높고 한미 FTA 체결이 공공서비스 부문 중 에너지산업에 미칠 영향에 대한 서로간의 예측이 입장에 따라 큰 차이를 보였기 때문에 에너지 부문은 협상 전부터 국민적 관심이 높았다. 협상에 앞서 한미 FTA를 반대하는 입장은 공공 부문인 에너지서비스산업이 개방되면 공공요금 인상 및 서비스 공급의 불안정이 야기될 수 있다고 주장했고, 이에 대해 정부는 에너지 공급 서비스 부문의 공익성을 고려해 에너지산업 추가개방은 실익이 없다고 말하면서 공공서비스 영역의 안정성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협상을 타결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번 한미 FTA 에너지 부문 관련 협상을 보다 구체적으로 보면 크게 두 가지, 즉 전력 및 가스 공급과 관련된 에너지서비스 부문의 추가개방 여부, 그리고 경쟁환경 및 공기업에 대한 협정문 내용에 초점이 맞춰졌다. 미국 측은 협상 과정에서 전력 및 가스 공급 부문의 개방을 요구했으나 우리 측의 완고한 개방 불가 방침을 받아들여 최종적으로 FTA 이전의 기존 개방 수준을 상호 인정하는 선에서 협상이 타결됐다. 관심이 쏠렸던 한전 및 가스공사에 대한 외국인지분투자제한(각 40%ㆍ30%) 및 전력설비 외국인투자제한(50%)은 개방 후퇴조치가 금지되는 ‘현재 유보’로 설정됐다. 애초 우리는 이 부분 또한 개방의 정도 조절이 자유로운 ‘미래 유보’로 설정했으나 미국 측의 요구를 받아들인 결과이다. 그러나 이는 기존 외국인투자에 대한 투자안정성을 보장해주는 합리적 절충이다. 산업 부문을 막론하고 투자환경에 대한 제도적 안정성이 보장되지 않는 국가에 어느 외국인이 투자하려 하겠는가. 한편 정부조달 분과협상에서는 발전정비산업 개방을 협상 대상에서 제외함으로써 지난 95년 세계무역기구(WTO) 서비스 협상시에 이미 개방된 민간 발전설비정비 부문을 제외한 공공 부문 발전정비산업에 대한 추가개방은 우려하지 않아도 되게 됐다. 타결된 협정문상에는 정부가 독점 및 공기업을 통해 경쟁을 저해하거나 시장을 왜곡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4개항의 의무가 규정돼 있다. 그러나 이는 최근 미국이 체결한 모든 FTA에 공통적으로 적용하고 있는 ‘경쟁 환경 및 공기업에 대한 일반적 조항’으로 우리나라 에너지서비스 공기업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사항은 아니다. 일부에서 제기한 공공서비스요금에 대한 제약 가능성에 대해서도 협정문의 관련 부분 자체가 매우 ‘느슨할’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가 정부의 에너지 공공요금 체계를 훼손하지 않도록 하는 내용 추가를 관철함으로써 에너지 관련 공기업은 정부 규제 당국이 승인한 요금이나 기타 요건에 따라 독점상품 및 공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을 확실히 했다. 그러므로 협상 결과를 종합해보면 한미 FTA 체결로 인한 국내 에너지서비스 부문에 대한 파급 효과는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개방과 에너지산업은 한미 FTA 협상 결과를 떠나 장기적 시각에서 생각해볼 부분이 있다. 일반적으로 에너지산업은 막대한 설비투자가 요구되며 투자 금액에 대한 회수는 매우 장기적으로 일어난다. 그러므로 정부가 아니고서는 웬만한 개인이나 기업이 발전 등 에너지산업에 대한 투자를 결정하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즉 에너지산업 전체의 투자효율성을 제고할 수 있다는 면에서 적절한 외자 유치는 우리에게 매우 이로울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정부는 에너지서비스 부문과 관련된 외국인투자 관련 법제도를 보다 체계적으로 정비하는 동시에 전기 및 천연가스 공급 서비스산업의 체질 강화를 위한 세부 실천계획을 차질 없이 추진해나가야 하겠다. 이는 개방 정도와 상관없이 우리 에너지산업이 지향해야 할 발전 방향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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