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입제한 줄여 구조조정 촉진

지점 한곳 없는 증권사도 프리미엄만 1,000억대…구조조정 걸림돌로 작용

진입제한 줄여 구조조정 촉진

그동안 신설 허용안해 몸값 과도하게 부풀려 M&A 걸림돌로 작용

문병도 기자 [e-mail]

금융감독원이 증권사 신규 설립 허용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나선 것은 진입 장벽이 증권사의 구조조정을 가로막는 등 증권산업 발전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특히 골드만삭스와 같은 글로벌 투자은행(IB)을 육성하겠다는 '자본시장통합법'(자통법)의 입법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라도 증권사의 인수합병(M&A)을 촉발시킬 필요성이 있다는 생각이다. 증권사 신규 설립이 허용되면 증권사 M&A시 몸값이 과도하게 부풀려지는 것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증권시장 활황과 자통법 통과 기대로 증권사의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것을 어느 정도 잡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실제 최근 매각이 추진되고 있는 KGI증권은 직원 70명에 지점이 한곳도 없지만 프리미엄이 1,000억원대까지 올랐다. 하지만 금감원의 증권사 신규 진입 가능성 시사로 프리미엄이 크게 떨어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증권사 신규 허가는 업계 구조조정의 촉매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증권가에서는 M&A 움직임이 활발하다. 최근 우리투자증권이 증권사 인수를 공개 선언했고 농협ㆍ서울증권ㆍCJ투자증권 등도 인수 대열에 합류했다. 또 SK증권ㆍ교보증권을 비롯, 대우증권ㆍ현대증권 등도 잠재적 매물로 거론되고 있다.

한 증권사 증권담당 애널리스트는 "증권사의 몸값이 치솟으면서 M&A가 성사 직전에 무산된 사례도 있다"며 "자통법 시행과 함께 진입 문턱까지 낮아지게 되면 업체 간 구조조정이 더욱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증권업 진출을 노리고 있는 국민은행의 움직임에 주목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최근 KGI증권 인수전에 뛰어들었지만 인수 후 시너지를 기대하기 힘들고 M&A만 과열시킨다는 여론에 밀려 철회한 바 있다. 금감원의 한 고위관계자는 "국민은행이 증권업 진출에 적극적이고 규모가 크다 보니 관심이 가지만 종합증권사로서의 능력이나 의지가 더 중요하다"면서 "다만 현 상황에서는 증권사 신규 허용의 필요성이 제기됐을 뿐 허용 기준 등에 대해 정해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증권사 신규 진입 허용 여부는 금감원과 금융감독위원회와의 협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증권업계에서는 오는 9월로 예상되는 자통법의 국회 통과를 계기로 신규 진입 허용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입력시간 : 2007/06/19 18: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