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아파트 전셋값이 77주째 연속 상승하면서 고공행진을 이어나가는 가운데 전세 수요자들이 매매시장으로 유입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전셋값이 매매가격의 70~80%를 넘는 경우가 속출하자 전세보증금 인상 및 깡통전세 위험 등의 부담에서 벗어나고자 내집 마련에 나서는 수요자들이 증가하고 있는 것. 주택 구입여력이 있는 실수요자들이 매매에 나서는 모습이어서 주택시장 호조세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클 것이라는 전망이다.
부동산업계와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아파트 전셋값은 0.49%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달 상승폭(0.77%)과 비교해 크게 줄어든 수치로, 전세가 상승폭은 지난해 10월 이후 3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전셋값이 매주 오르고는 있지만 상승폭이 완화되면서 점차 안정세를 찾을 조짐이 나타나고 있는 것. 지난 1월 전국 주택 전세가 역시 0.41% 상승해 지난해 상승폭인 ▦10월 0.89% ▦11월 0.65% ▦12월 0.58% 등과 비교했을 때 오름세가 확연히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전셋값 상승을 주도하고 있는 서울 지역의 아파트 전셋값 역시 감소세가 뚜렷하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지난해 9월에서 10월 한 달 사이에 1.50% 급등했지만, 올해 1월에는 2013년 12월 대비 0.80% 오르는데 그쳤다.
전세 거래량도 지난해에 비해 확연히 줄어드는 모습이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1월 서울 지역 전세 거래량은 6,434건으로, 지난해 1월 거래량인 8,703건 보다 26% 가량 감소했다.
반면 매매 거래량은 증가하는 추세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의 주택 매매거래량은 5만8,846건으로, 지난해 1월 2만7,070건보다 117.4% 늘었다. 이는 최근 5년간 1월 평균 거래량(4만3,085건)과 비교해도 36.6% 많은 수치다. 국토부의 한 관계자는 "1월의 주택 거래량이 최근 5년 평균 대비 늘어난 것은 올해 주택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라며 "최근 전셋값 상승에 따라 전세에서 매매로 방향을 트는 이른바 '매매 전환' 수요층이 늘어나면서 거래량이 확연히 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에서 총 2만5,648건이 거래되며 지난해 1월(1만5,265건)보다 203.3%나 급증했다. 지방은 3만3,198건으로, 지난해 1월 대비 19.3% 늘었다. 특히 강남·서초·송파 등 강남3구는 지난해 1월 343건에 불과했던 거래량이 1,587건으로 폭증했다.
매매가 역시 최근 들어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1월 전국 주택가격은 지난해 12월에 비해 0.24% 오르며 5개월 연속 오름세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은 0.20% 올랐고 지방 역시 0.28% 상승했다.
한국감정원 관계자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가격이 이제는 바닥을 치지 않았냐는 기대감이 커지면서 전세세입자들이 매매로 갈아타는 경우가 늘어나 주택거래건수 및 실거래가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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