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정부는 28일(현지시간) "쿤두즈가 탈레반 수중에 들어갔다"며 "정부군이 탈레반의 공격에 대비해왔지만 10여곳에서 동시에 발생한 공격에 대응할 수 없었다"고 발표했다. 탈레반은 이번 공격 이후 소셜미디어를 통해 쿤두즈를 정복했다고 밝혔다.
AP와 AFP통신 등에 따르면 탈레반은 이날 새벽 수백 명의 병사를 투입해 수도 카불에서 북쪽으로 250㎞ 떨어진 쿤두즈의 경찰서와 교도소 등을 목표로 공격을 개시했으며 12시간 만에 시내 광장에 도달해 정부 건물을 손에 넣었다. 이 과정에서 교도소에 있던 탈레반 병사 140명 등 600여명의 수감자들이 석방됐다. 아프간 군 관계자는 "공항 등 전략 지역은 정부군이 통제하고 있다"며 "지원군이 이미 도착해 반군 공격에 곧 착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외신은 이번 쿤두즈 함락이 탈레반과의 평화협상을 추진해온 아프간 정부와 철군을 준비하는 미국 정부에 큰 타격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군과 나토군은 지난해 말 아프간에서의 전투 임무를 마치고 정부군 지원 역할만 해왔다. AFP는 탈레반의 쿤두즈 공격을 탈레반의 새 지도자 물라 아크타르 만수르가 감행했으며 탈레반 내부 분열에 대한 관심을 돌리려는 만수르가 이번 공격에 나선 것이라고 분석했다. 탈레반 최고지도자 물라 오마르가 2년 전 사망한 사실이 지난 7월 말에 알려지면서 만수르는 새 지도자가 됐지만 오마르 가문과 일부 지휘관들의 반대로 내부 분열이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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