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중학교 1학년을 대상으로 치러진 진단평가 성적이 21일 각 시도교육청별로 공개된 가운데 서울의 영어ㆍ수학 성적이 다른 지역보다 높고 서울 내에서도 강남 지역이 특히 높아 ‘사교육의 힘’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서울 지역의 각 과목별 평균점수는 국어 86점, 영어 87점, 수학 85점, 사회 83점, 과학 76점으로 알려졌다. 대구는 국어 87점, 영어 84점, 수학 83점, 사회 84점, 과학 79점이고 부산은 국어 86점, 영어 85점, 수학 85점, 사회 82점, 과학 78점인 것으로 집계됐다. 서울은 영어 과목에서 대구나 부산에 비해 평균 2~3점 높았고 수학은 부산과는 동일하고 대구보다는 평균 2점이 높았다. 영어와 수학의 경우 사교육이 집중되는 과목인 만큼 서울의 점수가 높은 것은 사교육 우위의 결과인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성적 차이는 시도뿐만 아니라 서울시내에서도 강남북 등 지역별로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강남ㆍ목동 등 사교육시장이 발달한 지역 학교들이 대부분 영어ㆍ수학 과목에서 평균 90점을 훨씬 웃돈 반면 강북 지역 학교들은 80점대에 머문 경우가 많은 것으로 전해진 것. 서울 강남구 대치동 A중학교의 경우 영어가 무려 98점에 달했으며 수학도 96점이었다. 서울시 평균 점수에 비해 과목당 7~11점이나 높았다. 양천구 목동 B중학교도 영어 95점, 수학 91점 등 전 과목에 걸쳐 서울 평균을 뛰어넘었다. 반면 종로구 C중학교는 수학과 영어 점수가 70점대에 머무르는 등 서울시 평균보다 과목당 3~11점이나 낮았다. 그러나 강북 지역에서도 학원 밀집지역으로 유명한 노원구 중계동 D중학교의 경우에는 영어 92점, 수학 89점 등 서울시 평균보다 높은 성적을 냈다. 이처럼 진단평가 성적이 공개되자 전국교직원노동조합과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등 교원ㆍ학부모단체는 학교와 학생의 서열화를 부추기는 것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이제 갓 중학교에 입학한 어린 학생들에게 진단평가라는 명목으로 전체 석차까지 공개하며 불필요한 성적 경쟁을 조장하고 학교와 학생의 서열화를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서울지부도 “학부모들이 석차로 아이를 평가하고 고강도의 사교육을 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반면 서울자유교원조합은 “중1 진단평가 성적공개는 학생과 학부모의 알권리 차원에서 당연한 조치”라면서 “각 시도 간 지역별ㆍ학교별ㆍ개인별 격차를 모두 공개해 선의의 경쟁을 유발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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