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의 두 사례와 마찬가지로 이번 보시라이건도 권력남용과 부패 혐의로 알려졌다. 이는 올 가을 5세대 최고지도부 권력교체를 앞두고 당 중앙이 부패척결 의지를 천명함으로써 공산당 정권의 정당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보 전 서기는 또 중대 당 규율 위반 혐의로 당 중앙의 조사를 받고 있어 당적박탈은 물론 형사처벌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보 전 서기의 부인 구카이라이(谷開來)는 지난해 11월 의문의 죽음을 당한 영국인 사업가 닐 헤이우드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돼 사법당국으로 신병이 넘어갔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과 환구시보ㆍ신경보 등 중국 언론들은 11일 "당 중앙위원회가 보시라이 동지에 대해 심각한 기율위반 혐의로 중앙 정치국원과 중앙위원 직무를 정지시키고 중앙기율검사위원회에서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신화통신은 중국 공안이 지난 2월 미국영사관에 망명을 시도한 왕리쥔 전 충칭시 공안국장이 "헤이우드가 타살됐다"고 주장한 이후 재조사를 벌인 결과 구카이라이와 보 전 서기의 집사가 공모해 경제이권 다툼으로 소원해진 헤이우드를 독살한 혐의가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보시라이의 낙마를 불러온 왕리쥔 사태의 직접 원인이 부인인 구카이라이 영국 사업가 독살교사 혐의에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보 전 서기는 엄청난 치부를 감추기 위해 권한을 악용하고 부하를 곤경에 몰아넣은 부패관료의 전형적인 인물로 낙인이 찍히게 됐다.
보 전 서기 낙마 초기 왕리쥔 사건의 전모가 드러나기 전까지 대규모 저가보장형 주택 공급, 조폭과의 전쟁 등으로 인민의 인기를 한몸에 얻은 보 전 서기를 실각시키기 위한 중앙정권 내부의 권력투쟁이 전개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당 중앙이 이번 왕리쥔 사건을 사실상 보 전 서기의 권력남용과 부패사건으로 종결 지었다고 해석했다.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는 3월14일 전인대 폐막식에서 공산당 내부 부패가 정권의 최대 위협요소라며 정치개혁을 통한 부패척결 의지를 다시 한번 강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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