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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도 대답도 사라진 대학 강의실

"궁금해도 질문 안해" 70%<br>스마트폰 퀴즈 고안 등 교수들 자구책 마련 고심



학생 단 한 명도… 이상해진 강의실 풍경
질문도 대답도 사라진 대학 강의실"궁금해도 질문 안해" 70%스마트폰 퀴즈 고안 등 교수들 자구책 마련 고심

박윤선기자 sepys@sed.co.kr
























서울에 위치한 A사립대의 한 대형 강의실. 200명이 넘는 학생 중 90분 수업 동안 손을 들고 질문하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교수가 질문을 던져도 지명하기 전까지는 나서서 답변하는 학생도 없었다.

이 수업을 듣는 1학년 정모(18)양은 질문이나 대답을 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굳이 다른 학생들 앞에서 나대는 것처럼 보이고 싶지 않다"고 짧게 말했다.

대학 강의실에서 학생들의 질문도 대답도 사라졌다. 특히 1대1 소통이 어려운 대형 강의에서 문제는 더 심각하다.

고장완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학생들은 수업시간에 교수의 질문에 거의 응답을 하지 않거나(13.7%) 가끔 하는(51.2%) 경우가 64.9%에 달했다. 수업 중 궁금한 사항이 있어도 질문을 자주(24.0%) 또는 아주 자주(5.7%) 하는 경우는 열 명 중 세 명도 안됐다.

교수들은 학생들의 참여를 높이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성균관대 정보통신대학 반도체시스템공학과 창의적 공학설계 수업에서는 학생들이 모두 스마트폰에 시선을 고정하고 있다. 교수의 질문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답변해야 하기 때문이다.



수업을 이끌고 있는 전재욱 교수는 "수강생이 80명이나 되는 대형 강의인데다 수업이 점심시간 직후라 조는 학생들도 많았다"며 "어떻게 하면 학생 참여율을 높일 수 있을까 고민하다 스마트폰 퀴즈를 고안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동료 교수들도 수업에 학생 참여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을 고민 중"이라며 "해당 과목 홈페이지에 미리 질문을 올리라고 하고 수업시간에 그 질문에 대답하는 교수도 있다"고 말했다.

수업시간에 녹음기까지 동원한 경우도 있다.

창의적인 강의 방식으로 올해 서울대 교육상을 받은 유재준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 역시 지난 학기 수강생 80명이 넘는 대형 강의를 했다. 일주일에 두 번 수업 중 하루는 강의로 나머지 하루는 오로지 발표와 토론으로만 진행한다는 그는 "학생들에게 '뭔가 해야 한다'는 압박과 긴장감을 주기 위해 아이폰으로 학생들의 발표를 녹음한다"고 말했다.

유 교수는 "갈수록 학생들의 질문이나 대답이 줄어들고 있다"면서 "중∙고등학교 때 정답을 맞추는 것만 연습하다 보니 '틀리면 어쩌지?'를 먼저 생각하는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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