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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산간벽지에서의 수능강의

주대중 강원도 정선 임계고교 교사

주대중 강원도 정선 임계고교 교사

기대와 우려 속에 본격적으로 시작한 EBS 수능 방송이 두 달을 넘기고 있다. 몇 년 전에도 시행하다 중단한 적이 있어 걱정하는 분위기도 적지않았다. 그러나 사교육비를 줄이고 공교육을 바로 세워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도록 하겠다는 뜻에서 마련한 정책이기에 성공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우리 학교는 아리랑의 고장 강원도 정선군 임계면 산골에 있는 전교 6학급 121명의 인문고등학교로 오후 정규 교과시간이 끝나고 저녁식사 후 EBS 수능강의를 학년별로 한두시간씩 자유롭게 시청하도록 하고 있다. 시행 초에는 수준이 높다, 설명이 빠르다, 방송환경에 적응하기 어렵다고 야단이었다. 이제 어느 정도 적응하고 많은 도움을 준다는 평을 내놓는다. 열성파 녀석은 교무실을 찾아와 해당교과 선생님께 부족한 부분을 질문하기도 한다. 참으로 바람직한 교육적 현장이다. 이와 같이 긍정적 평가를 내리는 것은 이곳 오지에서는 접할 수 있는 다른 교육기회가 없기 때문이다. 백두대간의 허리 임계면에서 본교가 최고의 교육기관인 것이다. 학생들은 전적으로 공교육에 의존하기 때문에 ‘사교육비’란 어휘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할 듯싶다. 사실 우리 지역의 여건으로 보아 사교육비가 교육인적자원부 예산의 절반이 넘는다는 통계는 먼 도시의 사치로 들릴 뿐이다. 정부는 EBS 방송을 통해 사교육비 절감과 공교육의 질을 향상시킨다는 의도에서 출발했다. 학교교육을 중심축으로 이에 부합하도록 각 교과의 전반적인 교육의 질을 높이는 기회가 되고 수능고사도 전영역에 걸쳐 교육방송에서 다뤄진 내용과 문제들을 적절하게 출제해 국가 공신력을 높이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일선 현장에 근무하는 교사로서는 교육부와 평가원이 수능시험에 통일된 의견을 내놓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또한 중앙정부 차원에서 산골벽지 학생들을 위한 경제적 배려도 병행했으면 좋겠다. 교과마다 1학기용 교재가격이 만만치 않다. 교과마다 적게는 7,000원에서 많게는 1만5,000원 가량 된다. “선생님, 너무 비싸요”라고 하소연하는 모습이 안타깝기만 하다. 어떤 정책이든 순기능과 역기능은 있게 마련이다. 어렵게 마련한 정책인 만큼 문제점도 빠르게 보강해야 할 것이다. 교육 수요자인 학생들에게 새로운 매체를 통한 교육이 성공하기 위한 내용의 충실을 기해야 한다. 아울러 소외계층과 넉넉지 못한 생활환경에서 배움에 갈증을 느끼는 학생들에 대한 정부의 포근한 정책적 배려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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