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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내 허물어지는 ‘禁女의 벽’
입력2003-08-27 00:00:00
수정
2003.08.27 00:00:00
검찰 사상 처음으로 여성 공안 검사 트리오가 탄생했다. 그동안 사건 성격과 과도한 업무량 등 때문에 검찰내 대표적 금녀(禁女) 구역으로 여겨지던 공안부에 여검사 3명이 배치된 것은 현 정부의 `유연한 공안정책` 기조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26일 법무부와 대검에 따르면 강형민(35ㆍ사시38회) 서인선(29ㆍ사시41회) 검사가 27일자로 대전지검 공안부와 서울지검 공안2부에 각각 배치됐다.
또 공안부가 없는 강릉지청에서는 정옥자(34ㆍ사시39회) 검사가 공안사건 전담 검사로 근무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대공, 선거, 학원, 노동 사건을 처리하는 공안부는 특성상 주말ㆍ야간 근무가 잦아 그동안 여성 검사에게 문호를 개방하지 않았다”며 “그러나 성차별이라는 지적과 공안정책 변화 등에 따라 여검사들을 배치하게 됐다”고 말했다.
서울대 법대 87학번으로 대전지검 공판부에서 공안부로 배치된 강 검사는 “새 분야에서 일하게 돼 기쁘다”며 “여검사가 아닌 검사로서 공안 분야 업무를 잘 해내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강 검사는 또 “처음이라 실수도 하겠지만 `검사`가 되기 위한 과정이라고 여기고 부딪혀 보겠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3명중 막내로 1999년 한국외국어대 법학과 졸업과 동시에 사시에 합격한 서 검사는 지난해 서울지검 소년부에서 원조교제 등 소년ㆍ여성 범죄를 다룬 뒤 공판부로 옮겨 공소 유지 업무를 맡아왔다.
서 검사는 “뜻밖이지만 세상이 변해 기회가 주어진 것이라 생각한다”며 “나로 인해 공안이 갖는 딱딱한 이미지가 변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형사사건을 처리하다 올 3월 공안 전담 검사가 된 정 검사는 엄밀히 따지면 국내 최초의 여성 공안 검사인 셈. 정 검사는 “공안은 파업 등이 발생하면 비상 대기해야 하는 등 근무부담이 크지만 다채로운 경험을 쌓을 수 있는 등 장점이 많은 분야”라고 말했다.
고려대 심리학과 88학번으로 미혼인 정 검사는 “공안 사건은 시대의 흐름과 맥을 함께 읽어내야 한다”며 `선배`로서의 조언을 잊지 않았다.
<강훈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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