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로터리] 한류, 이야기의 힘


이달 초 한류 행사를 위한 콜롬비아 출장에서 느낀 점이 또 하나 있다. 중남미 한류의 선봉은 역시 K팝이지만 드라마, 애니메이션에 대한 반응 또한 예사롭지 않다는 점이다. 콜롬비아의 대표적인 TV 제작ㆍ배급사 팍스 텔레콜롬비아는 '성균관 스캔들' '한반도'에 대해 자체 더빙을 해 방영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국영방송 RTVC는 '로보카 폴리'를 방영하고 싶다고 했다. 아르헨티나ㆍ파나마ㆍ에콰도르 등 다른 중남미 나라에는 '대장금' '신데렐라맨' '역전의 여왕'등의 드라마가 이미 수출돼 방영을 앞두고 있다.

현지 콘텐츠 관계자들은 톡톡 튀고 끝까지 결말을 알 수 없는 스토리 전개는 한국 드라마의 매력이라고 했다. 한국 창작자들은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재능이 뛰어나다는 평가도 했다. 이런 평가는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현실을 냉정히 보자.

우리 제작자들은 한결같이 스토리가 부족하다고 입을 모은다. 영화ㆍ드라마ㆍ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할 '쓸 만한'이야기를 찾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이런 현실을 반영하듯 올해 개봉한 영화 '화차' '하울링'을 비롯해 한류 열풍을 일으킨 '꽃보다 남자' '하얀 거탑' '연애시대'등 유명 드라마가 모두 일본 원작을 바탕으로 제작된 작품이다. '러브어게인' '홀리랜드' '닥터진'등 일본 콘텐츠를 리메이크한 드라마 또한 방영 중이거나 곧 안방을 찾아갈 예정이다. 이렇게 콘텐츠의 스토리를 해외에서 가져오는 현상이 반복된다면 콘텐츠 산업 또한 핵심 소재, 부품의 해외 의존도가 높은 제조업의 전철을 밟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 콘텐츠 산업은 스토리 산업이고 스토리의 힘은 작가에게서 나온다. 창작자가 대우 받고 안정적으로 창작할 수 있는 기반이 유지되지 않는다면 우리 콘텐츠 산업의 미래는 어두울 수밖에 없다.



이런 현실을 타개하고자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시작한 사업이 '신화창조 프로젝트 대한민국 스토리공모대전'이다. 총 상금 4억5,000원을 내건 국내 최대 규모의 스토리 공모전에 지난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모두 4,000여편의 작품이 출품됐다. 올해도 9월 말 작품을 접수해 모두 17편의 우수작을 선정할 계획이다. 마침 제1회 공모전 수상작이자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사업화 지원 프로그램에 선정된 드라마 '아이두 아이두'가 방영을 시작한다니 더욱 기대를 모으고 있다.

스토리는 콘텐츠 산업을 떠받치는 기초 필수 인프라다. 재능 있는 작가를 발굴하고 오랜 시간 꾸준히 육성해야 결실을 얻을 수 있다. 이것이 한류의 지속적인 발전과 대한민국 콘텐츠 산업의 균형 잡힌 성장을 위해 이야기 산업에 투자해야 하는 이유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