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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다평면 설계 도입 바람

같은 평형이라도 층·향따라 내부 차별화<br>부산 현대산업 1,750가구에 120여개 평면<br>내달 중순께 분양 송도 GS도 40여개 달해<br>소비자 맞춤청약은 불가능…제도개선 시급



다(多)평면 시대가 도래한다. 성냥갑처럼 획일적인 구조가 아닌 같은 평형이라도 층이나 향에 따라 내부 설계가 달라진 아파트가 나오고 있다. 14일 현대산업개발에 따르면 부산 해운대 우동에 들어설 1,750여가구의 주상복합 아파트에 모두 120여개의 평면이 도입될 예정이다. 건물 모습이 돛단배를 형상화한 곡선형 외관을 갖추면서 내부 모습도 층마다 달라졌기 때문이다. 설계부서의 한 관계자는 “3개동의 형태가 모두 다르고 위로 올라갈수록 곡선으로 변하는 독특한 모양”이라며 “바다 조망권도 최대한 살리다 보니 기준층 평면만 30개 가량 나오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업에는 삼성동 아이파크타워 준공에 참여한 다니엘 리벤스킨트가 해운대의 파도, 부산의 상징인 동백꽃, 돛단배, 전통사찰 등을 형상화한 설계를 선보이고 있으며, 주상복합을 비롯해 호텔, 컨벤션센터, 스포츠콤플렉스 등도 들어설 예정이다. GS건설은 다음달 중순께 약 40개의 다양한 평면을 가진 ‘송도자이 하버뷰’ 1,069가구(34~113평형)를 분양한다. 미국 업체인 KPF(Kohn Pedersen Fox Associates)가 설계를 맡아 타워형과 판상형을 적절히 배치하면서 평면이 다채롭게 됐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지난해 공급된 판교 중대형 아파트도 건설업체마다 신 평면을 내놓아 화제를 모았고 오는 10월경 분양하는 은평뉴타운 아파트 역시 공구별로 최대 170여개에 이르는 ‘평면 격전장’이 될 전망이다. 이처럼 다평면 추세가 확산되는 것은 기존 판상형에서 타워형, 중정(중앙정원)형, 연도형 등으로 설계가 다양해지기 때문이다. 또한 바다나 강, 산 등의 조망권이 중시되면서 이를 최대한 확보하기 위해 같은 평형이라도 옆집과 다른 모양이 나오고 있다. 설계가 다양해짐에 따라 수요자들의 선택의 폭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해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평면에 따라 가구별로 청약을 받아야 한다는 규정이 없어 분양 단지마다 입주자 모집 방법이 제각기 다르기 때문이다. SK건설이 용인 동백지구에 분양중인 ‘동백 아펠바움’은 42가구의 31개 평면을 총 5개군으로 나눠 청약 접수를 받았다. 하지만 5개군 내에서는 추첨을 통해 당첨자가 결정돼 본인이 원치 않는 모양의 집을 갖게 될 수도 있다. 이런 것을 방지하기 위해 GS건설은 송도자이 모든 평면의 입주자를 따로 모집할 예정이다. 그러나 이 방법 역시 좋은 해결책은 아니다. 송도자이 분양 담당자는 “특정 평면에 청약이 쏠리거나 미달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며 “승인을 어떻게 받아야 할 지 규정조차 없어 혼란스럽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건교부의 한 관계자는 “너무 세분화 해서 청약을 받으면 입주자가 혼란스러울 수 있지만 이 부분은 사업 주체와 분양승인을 담당하는 해당 지자체에서 알아서 할 문제”라며 명확한 해석을 내리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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