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민주파 입법회 과반수 확보 실패

전체 60석중 23-25석 예상… 자질중시, 변화 민심 표출

홍콩 민주파는 12일 지난 7월1일 가두시위에서 표출된 시민들의 민주화 요구를 표로 연결시키지 못하고 입법회 과반수 확보에실패했다.

홍콩 민주파는 이날 입법회 선거에서 전체 60개 의석중 과반수에 육박하는 최고29석을 차지할 수 있다는 당초 기대와는 달리 23-25석 확보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방송사들이 투표 마감 직후 공개한 투표자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민주파는 직선제로 선출하는 30석 가운데 18석을 차지해 지금보다 1석을 늘리는데 그칠 전망이다.

이에 따라 민주파는 직능대표 의원을 포함해 모두 23-25석을 확보할 것으로 보여 지금의 22석보다는 의석 수가 다소 늘어나지만 기대했던 과반수 확보에는 실패했다.

이와 관련, 홍콩 민주화운동의 상징인 마틴 리(李柱銘) 민주당 의원은 "이번 선거에서 민주파가 선전하지 못해 실망스럽다"면서 "이는 현행 선거제도의 허점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반해 안정을 중시하는 친중파는 9석을 확보할 것으로 보여 2000년 입법회선거 당시 확보한 7석에 비해 2석을 늘리며 모두 32-34명의 의원을 확보할 전망이다.

특히 이번 선거에서는 무소속 의원들이 약진한 것으로 드러나 홍콩 유권자들이 민주화를 외치는 민주파나 안정을 중시하는 친중파에 비해 의원들의 자질을 중시하고 있음을 드러냈다.

또 '장발족'이란 별명과 함께 집회 때 마다 모습을 드러낸 재야단체 사오행동(四五行東) 소속 렁콕훙(梁國雄) 후보의 당선이 확실시돼 변화를 요구하는 시민들의 민심도 표출됐다.

홍콩 입법회는 일반 유권자 320만명이 직선으로 뽑는 직선 의원 30명과 기업체임원 등 친중파 성향이 강한 업종별 대표 19만9천539명이 뽑는 직능대표 30명 등 모두 60명으로 구성된다.

이에 앞서 홍콩 유권자 320만명은 이날 오전 7시30분(현지시간)부터 시내 전역501개 투표소에서 일제히 투표에 들어갔으며 투표율은 53% 정도로 사상 최고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홍콩=연합뉴스) 권영석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