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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개방으로 답하라
입력1998-10-27 19:00:00
수정
2002.10.21 23:09:05
정주영(鄭周永)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어제(27일) 판문점을 통해 두번째 북한 방문길에 올랐다. 4개월만에 재방북하는 鄭명예회장은 1차 대북지원소 500마리에 이어 이번에도 2차 지원소 501마리를 몰고 갔다. 1차 지원소의 폐사와 관련, 한때 남북 간에는 냉기류가 형성되기도 했으나 북한의 화해 제스처로 길이 다시 열리게 된 것이다.
鄭명예회장의 이번 2차 방북은 여러가지 관점에서 주목을 끌고 있다. 우선 3박4일 동안의 북한체류기간중 금강산관광사업을 비롯한 현대의 대북사업 전반에 걸쳐 북한과 최종협상을 벌인다는 점에서다. 비록 민간차원의 경협사업이지만 남북경협에 본격적인 물꼬가 트일 것으로 기대되는 대목이다.
또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북한 최고지도자인 김정일(金正日) 노동당 총비서겸 국방위원장과의 면담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알려져 관심이 쏠리고 있다. 金正日과의 면담이 이뤄진다면 이는 김일성(金日成) 사후, 金正日이 남한측인사와 가진 첫 접촉이라는 점에서 金正日노선을 점쳐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남북관계 전반에 끼치는 영향도 엄청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가 추진중인 금강산관광사업 프로젝트는 오는 2030년까지 금강산을 대규모로 개발하는 것이다. 북한은 그 대가로 현대에 오는 2004년까지 6년동안 9억달러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도 서해및 동해안 공단조성, 소형자동차 조립공장 건설, 고선박 해체사업, 제3국 건설시장 공동진출(북한근로자 파견) 등 각종사업이 이미 실무선에서 논의돼 이번에 일괄 타결도 기대된다.
鄭명예회장의 이번 재방북이 성공을 거둘 경우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대북정책인 「햇볕론」도 상당한 유연성을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햇볕론」에 대한 일부의 부정적인 시각을 누그러 뜨릴 수 있을뿐만 아니라 당국자간 회담의 돌파구로 연결될 수 있다는 점에서다. 현대에 자극받아 국내의 다른기업들도 남북경협에 발벗고 뛰어드는 대북사업 러시현상도 예상된다.
북한도 이제는 개방에 나서야 한다. 언제까지나 국제사회에서 고립돼 살아갈 수는 없다. 개방이 늦으면 늦을수록 북한주민이 받는 고통은 배가(倍加)된다. 러시아가 구(舊)소련의 잔재(殘滓)인 사회주의체제를 벗어던진지도 8년이 됐지만 아직도 나라가 제대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자본주의 체제에 쉽게 적응하지 못한 탓이다. 북한은 개방을 두려워해서는 안된다. 鄭명예회장의 이번 재방북을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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