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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국형 실리콘 밸리 구축하는 삼성전자

삼성전자가 앞으로 7년 동안 330만달러(약 34조원)를 투자해 경기도 화성에 반도체 제2단지 생산라인을 건설한다. 기존의 기흥ㆍ화성단지를 포함하면 이 지역에 총 91만평이나 되는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산업단지가 조성되는 셈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74년 반도체사업에 진출한 이래 꾸준히 시장을 넓혀왔지만 이번 투자로 오는 2012년에는 반도체 매출만 610억달러를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앞으로 8기가 이상의 대용량 낸드 플래시 등 차세대 반도체 8개 라인이 완성되면 삼성전자는 총 24개 라인을 확보해 세계 초일류 종합반도체 업체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다. 신규인력 1만4,000명의 채용 효과도 얻을 수 있다. 삼성전자의 이번 투자가 갖는 의미는 단순히 한국형 실리콘 밸리가 탄생할 것이라는 데 그치지 않는다. 참여정부가 집권한 후 부진했던 국내 대기업의 산업투자가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낳는다. 최근 소비는 다소 회복되는 기미를 보이고 있으나 설비투자는 여전히 제자리 걸음이었던 만큼 신규고용 창출을 통한 경제활성화에도 적지않은 분위기 반전의 효과가 있을 것이다. 물론 최근 각종 악재에 시달리고 있는 삼성으로서는 국민기업으로서의 이미지를 되살리는 이점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날로 기술변화의 속도가 빨라지고 후발주자의 추격이 거세지는 현실을 감안할 때 과감한 선투자로 메모리와 비메모리의 동반성장 모델을 완성하고 궁극적으로는 제2의 반도체 신화를 창조해 나가려는 삼성전자의 의지를 과소평가해서는 안될 것이다. 따라서 정부는 삼성전자의 반도체 클러스터 구축 선언을 계기로 유동성이 풍부한 대기업의 투자 활성화에 무엇이 긴요한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것이다. 정부가 형식논리를 고집해 대기업들이 투자의 적기를 놓치고 결국 세계시장에서 낙오한다면 국가경제의 내일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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