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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대작 홍수 속 빛나는 창작뮤지컬

공연 10주년 '빨래' 선전

'반 고흐' '사의 찬미'는 초연 호평에 재연 돌입

탄탄한 스토리·연기에 서정적 음악·영상 뛰어나

중소형 극장서 관객몰이

''빨래''

''사의 찬미''

''빈센트 반 고흐''

대형 뮤지컬 제작사들이 6월 잇따라 해외 라이선스 대작을 무대에 올리며 태양보다 뜨거운 흥행 경쟁에 돌입한 가운데, 마니아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창작 뮤지컬도 대학로 중소형 극장으로 관객을 끌어모으며 선전하고 있다. 올해로 10주년을 맞이한 장수 작품부터 지난해 초연 당시 호평으로 재연에 들어간 새싹까지. 이들은 'OO억원의 제작비', '초호화 캐스팅' 같은 수식어 없이도 탄탄한 스토리와 음악으로 관객의 가슴을 적시고 있다.

"얼룩 같은 슬픔일랑 빨아서 헹궈버리자, 먼지 같은 걱정일랑 털어서 날려버리자." 올해로 10주년을 맞은 뮤지컬 '빨래'는 서점 비정규직 직원 나영과 몽골 출신 이주 노동자 솔롱고의 사랑 이야기를 중심으로 서민들의 고달픈 서울살이를 그려낸다. 유쾌한 이야기 전개로 연신 터지는 웃음. 그러나 그 속엔 눈치로 연명하는 비정규직, 임금을 떼여도 신고조차 할 수 없는 불법체류 노동자를 향한 짠한 눈물과 애처로움이 섞여 있다. 10년이란 시간 동안 빨래의 대본엔 변화가 거의 없었다. 불안한 누군가의 삶이 얼마나 변하였는가를 떠올리면 그 이유를, 그리고 이 작품이 유통기한 없는 울림을 주는 이유를 알 수 있을 것이다. 오픈런, 동양예술극장.

장수를 기다리는 2년 차 뮤지컬의 재연도 눈에 띈다. 지난해 초연한 2인극 뮤지컬 '빈센트 반 고흐'는 강렬한 색채로 세상을 그려냈던 세기의 화가를 무대로 불러낸다. 고흐와 그의 동생 테오가 실제로 주고받은 700여 통의 편지를 소재로 만든 이 작품은 형의 유작전을 준비하는 테오의 회상으로 전개된다. 공연 중 무대 위 흰 벽면이나 빈 캔버스엔 '감자 먹는 사람들'과 '해바라기', '슬픔' 등 고흐의 실제 작품이 투사되며 관객의 몰입을 높인다. 고흐가 황금빛 밀밭으로 나가 마지막 작품을 그리는 장면은 감각적인 음악과 그림(영상)이 어우러진 최고의 순간이다. 고흐의 손을 따라 황금빛 밀밭과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는 듯한 세 갈래의 갈림길이 무대 위에 드러난다. 그림이 완성된 뒤 고흐는 객석을 지나 공연장 밖으로 사라지고, 정적을 깨는 총소리와 함께 그림에선 까마귀가 튀어나온다. 그렇게 '까마귀가 있는 밀밭' 그림도, 고흐의 삶도 완성된다. 8월 2일까지 충무아트홀 중극장 블랙.



뮤지컬 '사의 찬미'는 현해탄에 동반 투신하며 '불멸의 사랑'으로 기억되고 있는 극작가 김우진과 성악가 윤심덕의 비극적인 러브스토리를 그려낸다. 지난해 '글루미데이'라는 이름으로 초연한 이 작품은 올해 윤심덕이 자살 직전 발표했던 노래 제목으로 공연 타이틀을 바꿔 달고 관객을 찾아왔다. 너무도 유명한 스토리는 '의문의 사내'라는 가상 인물을 추가함으로써 새 옷을 입게 된다. 사내의 정체가 하나둘 풀려가는 동안 연인의 만남과 사랑, 이별과 재회도 무대 위에 펼쳐진다. 김우진과 윤심덕이 배에서 사라지기 5시간 전부터 4시간 전, 3시간 전 등 '결말'을 향한 카운트 다운에 들어가는 이야기는 수시로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묘한 긴장감을 빚어낸다. 묵직한 피아노와 날카로운 바이올린·첼로의 라이브 삼중주는 침울한 작품의 분위기를 제대로 연주한다. 9월 6일까지 DFC대명문화공장 1관 비발디파크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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