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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화 폭락 '부메랑' 가능성도

무역적자 못줄이고 달러몰락만 부추겨<br>美, 中압박불구 시기·속도놓고 속앓이


‘2007년 9월, 세계 경제를 주도하는 주요 국가들의 재무장관들이 워싱턴에 모여들었다. 달러화가 대폭락하면서 세계 금융시장의 시계추가 멈춰섰기 때문이다. 그동안 달러화 약세를 빌미로 미국 자산을 아낌없이 사들였던 외국인투자가들은 일제히 가지고 있던 미국 내 재산을 내다팔기 시작했다. 미국의 대표적인 한 모기지 회사는 파생금융에서 무려 500억달러의 손실을 입었다고 발표했다. 채권이율은 눈깜짝할 사이에 3%포인트나 치솟았고 달러는 40%나 폭락했다. 세계적으로 명성을 날리던 미국의 대형 은행 몇 곳의 파산이 임박했다는 소문이 전세계 금융시장을 강타했다.’ 영국의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2007년의 세계 경제를 예상한 세 가지 시나리오 중 최악의 상황이다. 재난의 뿌리는 바로 달러화의 폭락이다. 그런데 최근 미국 정가에서는 달러화를 떨어뜨리기(위앤화 절상) 위해 아우성이다. 지난 21일 미국 워싱턴DC 상원 예산위원회 회의장. 증인으로 출석한 앨런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과 야당 의원들 사이에 재정적자 문제를 놓고 오랜 시간 승강이가 이어졌다. 토론 말미, 그린스펀 의장은 이례적으로 위앤화 절상 문제를 꺼냈다. “중국은 결국 위앤화의 고정환율제에서 벗어나게 될 것이며 그 시기가 이를수록 중국 경제에 더 유리할 것이다.” 그린스펀 의장의 어투는 어느 때보다 단호했다. 같은 날 의회 청문회에 출석한 롭 포트먼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 지명자의 발언은 더욱 강했다. 그는 “중국의 불공정 무역관행이 시정되지 않으면 양국 무역관계에 심각한 위기가 올 것”이라며 으름장을 놓았다. 미국의 중국에 대한 공세는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전방위적으로 확산되면서 ‘중국 봉쇄’의 형국으로 치닫고 있다. 2월 미국은 사상 최대치인 610억달러의 무역적자를 기록한 반면 중국은 139억달러의 대미(對美) 흑자를 보였다. 변재영 한국은행 국제기획팀장은 “미국은 물론 최근 환율절상폭이 컸던 EU까지 위앤화 절상압력을 넣고 있다”면서 그 파장이 동아시아 전체로 확산될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그렇다면 위앤화 절상은 미국에 만성적인 무역ㆍ재정적자를 해소하고 소비를 일으킬 ‘꽃놀이패’인가. 전문가들은 “마냥 그렇지는 않을 것”이라며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조지프 스티글리츠 컬럼비아대 교수는 “미 무역적자 문제는 거대한 재정적자와 낮은 저축률 때문”이라며 “세계 경제의 불균형도 위앤화 평가절상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위앤화가 절상되면 그만큼 달러화는 떨어진다. 얼마전 뉴스위크는 “미국 경제의 최대 문제는 재정적자도, 주택가격 거품도, 고유가도 아닌 바로 달러화의 약세”라고 주장했다. 달러가 너무 떨어져서야 미국 경제가 체력을 유지할 수 없다. 2월 현재 미국의 전체 국채발행 잔액은 무려 4조1,000억달러. 그런데 달러값이 계속 떨어지면 중국은 물론 다른 나라들도 미국 국채를 내다팔아야겠다고 결심할지 모른다. 위앤화 절상압력이 무역적자 해소에 별 도움을 주지 못하고 달러화의 몰락만 부추긴다면 미국에 돌아올 부메랑이 너무 부담스럽다. 미국이 위앤화 절상의 목소리를 높이면서도 그 속도와 시기를 놓고 딜레마에 빠져 있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특별취재팀=김영기기자 이종배기자 김민열기자 현상경기자 you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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