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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 "국민에 희망주는 자리" 財 "투자 더 열심히 하겠다"

■회동 이모저모

25일 노무현 대통령과 대기업 대표들과의 간담회는, 어느 정도 예측은 됐지만 은근한 긴장감이 감도는 가운데 3시간 이상 진행됐다. 이날 노 대통령은 지난 1월19일 이후 처음으로 재계 총수들과 대면한데다 국내외적으로 경제환경이 악화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한 듯 우리 경제가 처한 현실과 문제점을 정확히 평가하고 나름의 해결책을 제시하며 진솔한 대화를 이끌어내는 데 주력했다. 노 대통령은 다소 서먹한 분위기가 이어지자 인사말을 통해 “갑작스럽게 마련한 자리임에도 불구하고 여러분들께서 다른 일정을 조정해 참석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밝힌 뒤 “국민의 걱정이 많은 만큼 여러 말씀을 주시면 좋겠다”며 자유로운 대화 분위기를 유도했다. 노 대통령은 특히 정치권과 경제계를 압박했던 대선자금 수사를 고려한 듯 “한분한분을 보면서 지난 한해 어렵게 지내왔던 걸 새삼 느낀다”면서 “여러분도 어려웠고, 정치권도 어려웠고, 저도 어려웠다”고 토로했다. 이어 노 대통령은 “어쨌든 긴 터널을 빠져 나왔고 이제 새롭게 마음을 가다듬고 새로운 출발을 했으면 좋겠다”면서 “구체적인 입장들이 있겠지만 오늘은 국민에게 희망적인 메시지를 주는 자리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그러나 “언론이나 경제단체에서 제기하는 어려움을 보면 그 논의가 꼭 정확한 것만은 아닌 것 같고 핵심에서 비켜 있는 게 아니냐”면서 “과연 오늘의 상황을 정확히 진단하고 사회적 의제를 올바르게 선정해 국민적 합의를 모아가고 있는지 짚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특히 “상당한 논의가 본질을 조금 벗어나는 것도 또 다른 목적 때문에 그런 게 아니냐”고 반문한 뒤 “예컨대 정부정책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가질 수밖에 없는 사람들이 문제를 제기하고 정부를 비판하다 보니 본질이 왜곡될 수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노 대통령은 노사문제와 관련해 “일부 노조의 투쟁력이 강해 전체 노사관계에 영향을 받는 면이 있고, 합법적으로 파업하는 것을 법과 공권력으로 해결하는 것도 어려움이 있다”면서 “정부가 중심을 잡고 나가더라도 주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돼야 한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특히 “대기업 노조의 높은 임금수준이 되면 중소기업에는 많은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말한 뒤 “결국 대화를 통해 타협해나가야 하며 재계도 이를 위해 적극 노력해주기 바란다”며 노동시장 문제 해결을 위한 사회적 합의를 강조했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간담회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오늘 모임이 재계와 청와대간 화해의 자리가 되느냐”는 질문에 “당연히 화해와 화합이 돼야 한다"면서 “청와대와 기업뿐만 아니라 국민과 기업ㆍ사회 전부가 화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또 “지난 4개월간 해외에 체류하는 동안 다듬은 경제구상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항상 경제가 잘되도록 구상하는 게 기업가의 의무”라면서 “무엇보다 투자를 열심히 해야겠다”고 강조했다. 정몽구 현대차 회장은 기업간 인수합병(M&A)이 중요하다고 강조했고 강신호 전경련 회장은 “단기적으로 경제를 부양하는 대책들은 큰 효과가 없는 만큼 노 대통령이 국민과학화운동이나 기술발전방안 등 중요한 것 한두 개를 집중적으로 주장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오늘은 하고 싶은 얘기보다 듣고 싶은 얘기가 많다”며 구체적인 언급을 자제했고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은 “출자총액제도 완화 등이 기업이 원하는 것 아니냐”며 “노사문제에 대해 얘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강철규 공정거래위원장은 “공정거래위가 가장 먼저 바뀌어야 투자가 이뤄질 것이라는 게 재계의 입장이 아니냐”는 질문에 “그건 틀린 얘기”라며 “시장의 룰을 만들자는 게 투자를 가로막는 것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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