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회장은 4일 서울 COEX에서 열린 대한상공회의소 신년하례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KAI를 인수하려던 자금이 있으니 투자할 데가 많다"며 "우주사업 분야를 중심으로 투자할 계획이며 그에 맞춰 고용도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항공이 KAI 인수를 추진할 당시 업계에서는 대한항공이 약 1조원가량의 자금을 투입할 것으로 봤다. 대한항공은 최근 본 입찰에 앞서 인수를 위한 자금을 마련했다고 밝힌 바 있다.
대한항공이 인수자금을 투자자금으로 전환하기로 하면서 대한항공의 올해 투자도 늘어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진그룹은 지난해의 경우 연초 그룹 전체 투자계획을 총 3조원 규모로 잡았다.
대한항공의 올해 신규 투자는 부산 테크센터에서 이뤄지는 우주항공사업본부를 중심으로 늘어난다. 대한항공은 최근 KAI를 인수하는 대신 자체 우주항공 사업을 육성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조원태 대한항공 부사장은 이날 신년하례회에서 "KAI 인수 외 또 다른 우주항공산업체를 인수하는 방안은 염두에 두고 있지 있다"며 "자체적으로 육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 부사장은 "KAI의 장단점을 잘 알기 때문에 대한항공도 이에 맞춰 성장 계획을 세울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조 회장을 비롯한 대한항공 최고위층 20여명은 지난 3일 부산 테크센터에서 서울과 별도로 시무식을 여는 등 우주항공사업 육성을 위한 회사차원의 행보를 진행했다. 경영진은 현지에서 우주항공사업 육성 전략과 성장 방법 등을 토의하고 부산시와 맺은 투자 계획을 추진하기 위한 추가 검토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11월 부산 테크센터 옆 23만㎡ 규모 부지에 제2테크센터를 조성한다는 항공우주 비전 2020을 발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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