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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부총리는 마술사(?)

김영기기자 <경제부>

초등학교 산수에 나올 법한 이 공식의 정답(X)은 무엇일까. 당연히 7%다. 너무나도 쉬운 이 산식을 놓고 지금 한국 경제가 마법에 걸려 있는 듯하다. 지난 13일 한덕수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의 정례 브리핑. 바로 전날 박승 한국은행 총재가 상반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3%로 제시한 터라 기자들의 질문도 당연히 이쪽에 쏠렸다. 시장에서는 이미 연간 성장률이 4%에도 미달할 수 있다는 경고음이 울린 상황이었다. 하지만 경제 수장의 모습은 너무나 태연했다. 그는 “현 시점에서 연간 목표 성장률 전망을 재조정하기에는 이르다”며 ‘5% 타깃’을 재차 고수했다. 부총리의 고집 때문일까, 며칠 뒤 경제 분석을 담당하는 실무 국장은 다음달 만들 하반기 경제운용 방향에서도 5% 목표를 유지할 것이라고 윗분의 발언을 충실하게 뒷받침했다. 부총리는 ‘마술사 기질’을 타고 난 것일까. 경제학적으로 올해 한국은 연 5% 성장률을 달성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상반기 성장률이 진짜 3% 가량에 머물 경우 5% 성장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하반기에 7%라는 ‘꿈의 성장률’을 실현해야 한다. 실제 그런 일이 발생하면 도처에서 한국경제에 엄청난 거품이 끼었다고 난리가 날 것이다. 그런데도 경제 수장은 ‘경제는 실제 못지않게 심리가 중요하다’는 논리로 여전히 주술을 외우고 있는 것인지…. 국민들은 언제 끝날지 모르고 계속되는 ‘불황의 세월’도 지겹지만 정책 당국자의 무모한 낙관론에도 지칠 때가 됐다. 이헌재 전 부총리 시절부터 무려 1년 이상 계속된 정책 당국의 장밋빛 전망에 국민들이 식상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경제는 현실이다. 국민이 원하는 경제 수장의 얼굴은 현실을 직시하는 모습이다. 5%를 그토록 고집하고 싶다면 지금이라도 보다 강도 높은 대책을 수립해 국민에게 보여줘야 한다. 시장에서 불거지고 있는 “경제 수장 어디 갔나…”라는 우스갯소리가 부총리에게는 들리지 않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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