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24일(현지시간) 일리노이주로 향하는 미국 대통령 전용기에서 연 브리핑에서 “미국은 스노든을 반드시 본국으로 송환해 기밀유출죄로 처벌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면서 “러시아 정부에 스노든의 지위가 바뀌었는지에 대한 해명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이는 스노든이 이날 러시아 이민국으로부터 앞서 제출했던 임시 망명 신청서 접수 확인증을 발급받아 체류 중이던 모스크바 국제공항 환승구역을 벗어날 수 있게 됐다는 현지 언론 보도가 나온 데 따른 반응이었다.
존 케리 국무장관도 이날 사실 파악을 위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에게 전화를 건 것으로 전해졌다.
젠 사키 국무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케리 장관이 라브로프 장관에게 스노든을 미국으로 데려와 공정한 재판을 받도록 해야 한다는 미국의 입장을 다시 전달했다”고 소개했다. 사키 대변인은 “스노든에게 모스크바 공항을 떠나도록 허용하는 어떤 움직임도 매우 실망스러운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달 23일 미국 당국의 추적을 피해 홍콩에서 러시아로 피신한 뒤 모스크바 국제공항 환승구역 안에 머물러온 스노든은 이날 러시아 이민국에서 공항을 떠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증명서를 발급받았다고 러시아 관영 리아노보스티 통신 등이 보도했다. 스노든에게 법률 조언을 해주는 러시아 변호사 아나톨리 쿠체레나가 이날 오후(모스크바 시간) 공항 환승 구역으로 들어가 스노든을 면담한 사실을 들어 그에게 이같은 증명서가 전달된 것이라고 보도한 것이다.
이 서류는 스노든이 지난 16일 러시아 당국에 제출한 임시 망명 신청서에 대한 접수 확인증으로, 이를 발급받으면 스노든은 공항 환승 구역에서 벗어나 러시아 영토에 들어갈 권리를 얻게 된다.
하지만 스노든을 면담하고 나와 기자들을 만난 쿠체레나 변호사는 “아직 망명 허가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며 “현재로선 망명 허가가 언제 이루어질지 알 수 없다”고 밝혔다.
쿠체레나는 그러나 스노든의 망명 신청이 거부된 것은 아니며 망명 허용 여부가 최대 3개월에 걸쳐 검토되기 때문에 법률상의 문제가 있는 것도 아니라고 강조했다.
/디지털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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