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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부패·안일·색깔론 타파, 지적 운동으로 만들자"

■공부하는 보수

이상돈 지음, 책세상 펴냄


"한국에서 보수는 긍정적인 가치를 상징하기보다는 기득권을 수호하고, 부패하고, 안일하며, 툭하면 색깔론이나 들고나오는 '몰상식한 집단'으로 인식되어 있다."

'합리적인 보수', '열린 보수'로 평가받는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는 보수의 현 상태를 위기로 진단하고 과감히 "지적인 것과는 가장 거리가 먼 것이 한국의 보수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말한다. 심지어 "이제는 보수라는 단어가 부끄럽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할 정도다. 책에서 그는 한국 보수의 문제를 '사상의 빈곤'으로 정리한다. 미국 보수 논객 주지 윌이 "보수 운동은 지적운동에서 시작했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미국의 경우에 국한된다는 게 저자의 설명이다. 알맹이 없는 진영 논리를 타파하고 보수 운동을 진정한 지적 운동으로 만들기 위해 꺼내 든 단어가 바로 '공부'다. 책은 중동문제와 9·11 테러, 미국의 정치·사회·외교 및 유럽 전반과 세계를 덮친 경제 위기 등을 주제로 2003~2013년 미국에서 출간된 서구 보수 지식인들의 저서 100권에 대한 저자의 서평이자 공부 일기다. 100권의 보수 서적을 통해 저자는 그들이 세계를 어떻게 바라보고 예측하는지 소개하고 사안에 대한 견해를 덧붙였다. 프랜시스 후쿠야마, 토머스 소웰 등 세계적인 보수 인사들의 글을 통해 책은 법과 도덕을 중시하되 권력에는 비판적인, 단순한 수구가 아닌 실현 가능한 정책으로 점진적 개혁을 모색하는 보수의 이상향을 제시한다. 미국과 관련된 이슈나 저서는 책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미국의 대표 보수 학술재단 해리티지재단의 창립이사이자 미국 보수연합 전국 의장을 지낸 미키 에드워즈는 2008년 발표한 '보수주의를 되찾는다'에서 조지 W. 부시 행정부와 공화당 지도부가 보수주의의 원칙에서 일탈했기 때문에 실패했다고 강도 높게 비판한다. 2만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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