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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프레임 전쟁서 이기려면 어떻게…

■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 10주년 전면개정판

조지 레이코프 지음, 와이즈베리 펴냄


2009년 미국의 한 TV쇼가 거리로 나가 행인들에게 '오바마케어'와 '저렴한 건강보험법' 중 어느 쪽을 더 선호하냐는 질문을 던졌다. 압도적 다수는 '오바마케어는 싫어하지만 저렴한 건강보험법은 좋은 아이디어'라고 답했다. 응답자 대부분은 모르고 있었다. 오바마케어와 저렴한 건강보험법은 같은 내용임을.

저자인 조지 레이코프는 이 기이한 현상을 '미국 보수주의의 프레임 승리'로 진단한다. 2008년 오바마는 대선 당선 이후 여론조사를 통해 국민 지지율이 높은 조항을 넣은 새로운 건강보험법을 준비했다. 당시 극우세력은 조항의 내용을 공격하거나 반대하지 않았다. 대신 건강보험법안에 '오바마케어'라는 새로운 이름을 붙인 뒤 '정부가 보험산업을 장악하고, 노인들의 연명치료 중단 여부를 마음대로 결정하는 사망선고 위원회를 만든다'는 프레임을 반복 생산했다. 오바마가 "정부가 보험을 장악하자는 게 아니다"라고 말할 때마다 그는 '정부의 장악'이라는 어구를 사용했고, 청중에 보수 세력의 프레임을 활성화해 결과적으론 반대파의 공격에 힘을 실어주게 됐다. 보수 세력은 2009년의 프레임 구성 전쟁에서 승리했고, 이는 갓 태어난 티파티 운동(작은 정부 지향)을 강화하는 데 기여했다.

프레임을 주도적으로 이론화해 정치권과 언론, 커뮤니케이션 분야에 반향을 일으켰던 인지언어학자 조지 레이코프의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가 10주년 전면 개정판으로 돌아왔다. 프레임이란 사람들이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으로, 특정 정치세력의 정치적 주장이 기반을 두는 가치들의 집합이다. 누군가가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라고 말하면 사람들은 코끼리를 생각하게 된다. 어떤 프레임을 부정하면 그 프레임이 활성화된다. 자신의 신념을 말할 땐 상대방이 만든 그의 언어가 아닌 자신의 언어를 써야 하는 것이다.



저자는 10년 만의 개정판에서 초판의 내용을 과감히 버리고 상당 부분을 새로 썼다. 그는 저술 배경을 명확히 한다. "민주당의 오바마는 우월한 프레임으로 2008년 대선에서 승리했지만, 공화당은 금세 프레임 전쟁에서 주도권을 되찾았다. 개정판의 목표는 선거 이후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왜 민주당이 다시 프레임전쟁에서 지게 되었는지, 그래서 무엇을 해야 할지를 밝히는 것이다."

저자는 개정판에서 아직 프레임으로 구성되지 않은 최신 쟁점을 다룬다. '자유'와 '부의 양극화', '기업의 지배' 등을 어떻게 프레임에 넣고 그 안에서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에 대한 실천적 전략을 담았다. 1만 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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