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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일 신밀월시대] 중국 견제할 대항마 절실… 미국의 조바심이 아베를 키웠다

美 "亞경제규칙,우리가 못만들면 中손으로 넘어가"

수십년 공들인 아·태 국제질서 무너질까 노심초사

한국 갈팡질팡 하는 새 정책 무게중심 日로 기울어

2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정상회담은 전후 어느 때보다 강력해진 미일동맹 관계를 전 세계에 과시하는 자리였다. 미국은 전날 방위협력지침(가이드라인) 개정안 합의를 통해 일본의 지위를 전후 이래의 '패전국'에서 명실상부 미국의 '파트너'로 격상시킨 데 이어 이날 양국 정상회담을 통해 '미국의 아시아 동맹 중심은 일본'이라는 입장을 대외적으로 천명했다.

미국이 이처럼 아베 총리에게 파격적으로 힘을 실어주는 배경에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이 구축해온 국제질서를 중국이 가시적으로 위협하기 시작했다는 위기감이 자리 잡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정상회담에 앞서 지난 27일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아시아와 자유무역협정(FTA)을 마무리 짓지 못한다면 그로 인해 생긴 경제공백에 중국이 끼어들 것"이라며 "우리가 규칙을 쓰지 않는다면 중국이 아시아에서 규칙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반대하는 민주당 소속 의원들의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한 발언이지만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설립으로 미국의 금융패권에 도전하기 시작한 중국에서 미국이 느끼는 압박감을 반영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WSJ는 인터뷰 도중 오바마 대통령이 경제 분야에서 벌어지는 중국과의 경쟁에서 미국이 기반을 잃게 될 위험을 수차례 제기했다고 전했다.

새 안보 가이드라인 마련 과정에서도 미국이 주목한 것은 해양진출에 속도를 낸 중국의 위협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개정안 합의 한 달 전 워싱턴에서 열린 비공개 안보당국자회의에서도 논의의 초점은 남중국해 곳곳에 인공섬을 매립하며 주변국을 위협하고 있는 중국의 공세적 태도를 어떻게 저지할 것인가에 맞춰졌다고 28일 전했다. 날로 국력이 커지는 중국이 아시아의 해양질서를 바꾸려는 모습이 역력해지자 중국을 견제할 대항마로서 일본의 힘을 키워줄 필요성이 절실해진 것이다.

오바마 정권은 아베 정권 출범 이후 한동안 미일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아베 총리의 과거사 인식과 극우 성향을 비판하며 거리를 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중국의 급부상으로 아시아 동맹국의 전략적 가치가 크게 부각된데다 아시아 삼각동맹의 한 축인 한국이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아시아 정책의 무게중심을 '일본 중시'로 크게 기울인 것으로 보인다.



일본과의 끈끈한 유대관계를 과시하며 일본을 국제사회에서 미국의 동반자로 격상시키려는 미국의 의도는 아베 총리에 대한 파격적인 예우에서도 드러난다. 26일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이 아베 총리 내외를 자택 만찬에 초대한 것을 시작으로 27일에는 워싱턴 공식 일정이 시작되기도 전에 오바마 대통령이 직접 아베 총리를 링컨기념관으로 에스코트했다. 당초 일정에 없던 두 정상의 '깜짝' 회동은 두 정상이 정상회담에 앞서 1대1로 시간을 보내기 위해 마련된 자리로 남북전쟁 종식과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 서거 150주년을 맞아 미국 역사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는 장소에서 이뤄졌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미국의 위기감에 따른 일본의 '파트너' 위상은 워싱턴에서의 마지막 공식일정인 29일 아베 총리의 미 의회 상하원 합동연설로 정점을 찍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일본 NHK방송은 이날 미일 정상회담에 앞서 벤 로즈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부보좌관이 인터뷰에서 "미일동맹은 전에 없이 굳건하다"며 "우리가 풀어야 할 아시아 지역, 또는 전 세계 차원의 과제를 생각하면 앞으로 더 깊은 협력이 요구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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