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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윤기자의 무대위愛](6)당신은 누구의 말을 믿으시겠습니까?…뮤지컬 ‘트루시니스’

뮤지컬 ‘트루시니스’ 포스터

SBS드라마 ‘별그대’ 속 톱스타 ‘천송이’는 ‘모카’라떼를 마시는 셀카와 함께 “ ‘모카씨’를 숨겨온 문익점 선생님 땡큐♡”라는 글을 SNS에 남겨 백치미로 화제가 됐다. 이 와중에 학교 출석률까지 저조해 누리꾼들의 뭇매를 맞았다. 바쁜 스케줄 때문에 공부할 시간이 전혀 없었던 천송이는 “대중들은 (선택적으로) 자신들이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본다”면서 억울함을 토로했다.

천송이의 말은 단순히 한탄에 불과한 것이 아니다. 실제로 인지심리학에서 ‘선택적 노출’과 ’선택적 주의’ 개념이 사용되고 있다. 선택적 노출은 관심이 있는 메시지는 적극적으로 취하려고 하는 반면 본인에게 위협적인 메시지는 회피하려는 경향이다.선택적 주의는 자신의 관심사엔 주의를 기울이고 그렇지 않은 정보엔 관심을 거두는 것을 일컫는다. 이런 개념이 확장돼 2006년에 미국의 한 방송사는 ‘사실에 근거하지 않고 내면적으로 자신이 믿고 싶은 바를 진실로 인식하려는 성향’이라는 뜻을 지닌 ‘트루시니스’라는 단어를 올해의 신조어로 정하기도 했다

이 신조어에 영감을 얻어 뮤지컬 ‘트루시니스’가 막을 올렸다. 대중들의 ‘트루시니스’가 가장 강하게 드러나는 ‘정치’와 ‘연예’를 엮어 하나의 사건을 구성했다. 정치인들의 비리와 스캔들에 분명 톱스타가 연루돼 있을 거라 추측하고 이를 파헤치기 위해 정치사회부 기자 김중호는 ‘톱스타와의 인터뷰’라는 명목 하에 최고의 여배우 김도연에게 접근한다. 이를 감지한 김도연은 진실이 있는 듯 없는 듯 2시간 동안 김중호와 긴장감 넘치는 진실게임을 펼친다. 진실을 감추려는 자와 진실을 파헤치려는 자의 말엔 거짓과 폭언, 감언이설이 난무한다. 대립각을 세우던 그들은 문득 서로에게 빠져들고, 자신을 30분 안에 유혹한다면 진실을 말해주겠다던 김도연의 제안에 사건의 진실이 존재하는 듯 보였다. 하지만 막이 내릴 때까지 진실게임은 이어져 그들의 사랑 고백이 진실이었는지 스캔들이 발생했던 것인지 모호해진다.



극중 두 인물 역시 서로에 대해 ‘트루시니스’ 성향을 지니고 대한다. “저 여배우는 스캔들의 중심에 있어”, “저 기자는 날 이용하려 해” 이 둘의 진실게임은 관객들의 트루시니스마저 요구한다. ‘김중호’와 ‘김도연’의 어떤 면을 믿고 어떤 면을 거짓이라고 판단할 것인가. 관객 개인의 성향에 따라 그들의 진심과 거짓의 정도도 다르게 다가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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