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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가율 70%로 껑충… "차라리 집사자" 강북 먼저 움직인다

■ 8·28 대책 이후 부동산시장<br>노원·동대문 중소형 거래 활기띠며 급매물 소진<br>잠실주공·개포 등 강남권도 재건축 기대로 꿈틀<br>"집값바닥" 확산… 법안통과 땐 회복 빨라질수도

치솟는 전셋값으로 매매·전세가 격차가 줄어든데다 정부가 저리의 주택구입자금대출을 확대하기로 하면서 서울 강북 지역을 중심으로 주택거래가 회복될 기미를 보이고 있다.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70%대에 육박한 서울 성북구의 한 아파트 전경. /서울경제DB



서울 전농동 SK아파트 60㎡에서 보증금 2억원에 전세로 살던 김모씨(35)는 최근 계약 연장대신 매매로 돌아섰다. 집주인이 보증금 1억2,000만원에 월세 40만원인 반전세로 돌리겠다고 해서 인근에 전셋집을 알아봤지만 물건을 찾을 수가 없었던 것. 결국 그는 대출을 받아 같은 아파트 같은 면적을 2억8,500만원에 구매했다.

치솟는 전셋값에도 주택 구매를 주저하던 실수요자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매매-전세가 격차가 급격히 줄면서 매입에 따른 자금부담이 줄어든데다 저리의 주택구입자금 대출 확대를 골자로 한 정부의 8ㆍ28전월세 대책이 나오면서 강북권을 중심으로 매매 거래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

특히 최근의 주택거래 회복은 강남권에서 시작돼 주변부로 확산되던 흐름과 정반대의 양상을 보여 주목된다. 오히려 거래 회복의 움직임이 강북 등 비강남권에서 먼저 포착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전문가들은 실수요자 중심으로 재편된 주택시장과 정부의 정책방향 선회가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전세가율 70%가 강북 시장 움직였다= 2일 일선 부동산 중개업계에 따르면 노원ㆍ동대문 등 강북권 중소형 아파트를 중심으로 8월 이후 매매 거래가 활발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8ㆍ28 대책이 발표된 지난주부터 이 같은 움직임은 더욱 확대되는 분위기다.

답십리동 서울공인의 이상훈 대표는 "8월 들어 전세물건의 씨가 마르면서 세입자들이 조금씩 중소형 매매수요로 이동하면서 최근 2주새 급매물이 대부분 소진됐다"며 "특히 지난 주말에만 인근에서 20건 가까이 거래가 될 만큼 이번 대책이 거래 회복의 마중물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현상은 통계로도 확연히 드러난다. 서울시의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8월 노원구의 거래량은 328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233건보다 40.7% 늘었다. 같은 기간 서울의 전체 거래량이 15.7% 줄어든 것과 대조적이다. 동대문구 역시 63건에서 122건으로 두 배 가량 늘었고, ▦성북구 78.4% ▦중랑구 56.5% ▦성동구 44.1% ▦구로구 91.8%등도 거래량 증가세가 확연했다. 반면 강남3구의 8월 거래량은 전년 동기 대비 20.6~31.2%가 줄었으며 강동구 역시 6.9%의감소세를 보였다.

중개업계는 이처럼 강북권에서 거래 회복이 뚜렷한 이유로 70%에 육박하는 높은 전세가율과 낮은 매매-전세가격 격차를 꼽고 있다. 적은 추가 비용으로 내집마련이 가능한 강북권이 심리적으로 먼저 움직였다는 것이다.

◇개발 호재에 움직이는 강남권= 강남권에도 최근 국지적으로 가격 상승의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이 같은 움직임의 원인을 강북권과는 다른 곳에서 찾고 있다.

취득세 영구인하ㆍ구입자금 대출 확대 등 이번 대책의 혜택이 모두 6억원 이하 주택에 한정돼 있어 강남권은 대책 직접 수혜 대상에서 빗겨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부동산114에 따르면 강남3구 전체 아파트 28만3,898가구 중 6억원이하는 7만8,648가구로 27%에 그치고 있다.



오히려 최근 가격 상승은 단지별 호재에 따른 국지적 움직임의 성격이 강하다는 분석이다.

가격 상승을 주도하고 있는 잠실 주공5단지ㆍ개포지구의 경우 재건축의 불확실성이 걷히면서 투자심리가 살아나고 있다는 것이 이 일대 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

개포동 G공인 관계자는 "강남권 아파트는 대부분 6억~9억원대에 집중돼 있는데 취득세율은 기존 2%가 그대로 유지되다 보니 오히려 실망감이 더 크다"며 "정부 대책 보다는 오히려 개별 단지 사업 추진 상황에 더 주목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김규정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주택경기가 침체됐지만 강남 재건축 단지는 여전히 투자자들이 주목하고 있는 상품"이라고 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번 대책의 직접적 영향과 관계없이 강북은 물론 강남권 전반에 집값 바닥에 대한 확신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때문에 완연한 경기회복 시그널과 주요 대책의 국회 통과가 순조롭게 이뤄질 경우 주택 시장 회복은 예상보다 앞당겨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두성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번 대책에 대한 강남권과 비강남권의 평가가 엇갈리고 있지만 공통적인 관심사는 '어디가 바닥이냐'는 것이었다"며 "치솟는 전셋값과 물건 품귀현상에 실수요자인 젊은 층의 구매심리가 회복되고 있는 만큼 취득세나 양도세 법안 등이 통과되면 거래시장의 분위기가 생각보다 빨리 반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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