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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부실은행에 예금 몰려

고금리 노린 고객 늘어… "금융안정 저해" 지적

미국에서 역(逆)뱅크런 현상이 나타나 금융시스템 안정화를 저해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뱅크런(bank run)은 은행이 위기에 처했을 때 나타나는 대규모 예금 인출 사태를 뜻한다. 하지만 3일 포브스에 따르면 최근 미국에서는 부실 은행에 예금이 몰리는 역 뱅크런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파산에 가까운 은행일수록 금리를 높이는 경향이 있는데, 인터넷 등을 통해 '금리 쇼핑'을 하는 데 익숙한 고객들이 귀신같이 모여드는 것. 일례로 지난 5월 말 파산한 애틀랜타 주의 실버튼 은행은 5월에 14억 달러의 자금을 모았다. 고금리의 브로커 예금증서(broker deposit)를 발행, 지난해 6월보다 네 배나 많은 액수를 유치한 것이다. 브로커 예금증서는 양도성 예금증서(CD)와 비슷한 것으로, 은행이 자산운용사 등에 대단위 액면가의 예금증서를 팔고 이를 다시 투자자들에게 쪼개 파는 형태다. 4월에 문을 닫은 비벌리 힐스의 퍼스트뱅크도 브로커 예금증서를 발행해 한 달간 전년 동기보다 두 배나 많은 자금을 끌어모았다. 실버튼은행과 퍼스트뱅크 고객들은 파산 직전 예치금을 회수했다. 문제는 이 같은 '투기'가 신속한 금융시스템 안정화에 장애물로 작용한다는 것. 고금리로 단기 고객들을 끌어모은 부실 은행은 부실자산 규모를 키워가며 파산을 늦춰 더 많은 청산 비용을 들이게 되기 때문이다. 예금자들은 적시에 예치금을 인출하지 못하더라도 크게 손해볼 것은 없다. 25만 달러 이상을 예치할 경우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로부터 원금을 보호받을 수 있는 탓이다. 이에 대해 FDIC는 인력 부족으로 달리 제재할 방법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비판의 목소리는 점점 높아져가고 있다. 자산운용사인 RBC캐피털의 제러드 캐시디 애널리스트는 "은행금리 비교 사이트만 보면 어느 은행이 제일 먼저 파산할지 알 수 있다"고 비꼬았다. 은행 금리정보 웹사이트인 뱅크레이트 닷컴에 따르면 가장 높은 CD 금리를 제공하는 은행은 전체 대출 중 무려 절반이 부실대출인 시카고의 코러스 뱅크셰어다. 코러스 뱅크셰어의 6개월물 CD 금리는 2.18%로, 평균 금리보다 0.5%포인트 높다. 제너럴모터스(GM)의 금융자회사로 정부의 구제금융을 받은 GMAC 역시 뱅크레이트 닷컴에서 1,2위를 다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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