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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 포커스] 가열되는 2금융권 각축전

선두다툼보다 흥미로운 2위 싸움… 카드·보험 판도가 흔들린다<br>동부화재 총자산 21조 기록 처음으로 현대해상 따돌려<br>KB국민·삼성카드 진검승부 강점 엇갈려 관전 재미 배가


건전한 라이벌 관계는 끊임없는 상호자극을 통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준다. 대표적 2금융권인 손해보험업계와 신용카드업계가 딱 그렇다. 현대해상-동부화재, KB국민카드-삼성카드가 업계 2위 자리를 놓고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면서 선의의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1위 자리가 아닌 2위 자리 경쟁이라는 한계가 있지만 비슷한 체급끼리의 '앞서거니 뒤서거니' 경쟁이 전개되면서 관전의 재미를 높이고 있다.

◇동부화재의 약진=4일 금융계에 따르면 2012년회계연도(2012년4월~2013년3월) 현재 동부화재의 총자산은 21조1,894억원을 기록, 처음으로 현대해상(20조8,677억원)을 앞섰다. 당기순이익 역시 4,129억원으로 현대해상(3,333억원)을 멀찌감치 따돌렸다.

부동의 1위는 삼성화재로 총자산과 순이익은 각각 45조6,493억원, 7,604억원.

현대해상은 다이렉트자동차보험을 자회사인 하이카다이렉트(총 자산 4,183억원)로 분사시켜 놓았다는 변수가 있다. 하지만 이를 감안하고서라도 개별 손보사끼리 맞붙어 동부화재가 현대해상을 추월하기는 처음이다.

그만큼 동부화재의 자산성장세가 뛰어나기 때문인데 동부화재는 지난 2010회계연도에 21.43% 성장한 데 이어 2011회계연도에서 36.2%로 각각 17.24%, 35.1%를 기록한 현대해상을 앞섰다. 김정남 동부화재 사장이 틈날 때마다 확고한 2위 도약 의지를 내비쳤다는 점을 고려하면 초반 분위기는 좋다.

보험업계의 한 임원은 "동부화재는 2위권사 중 가장 높은 지급여력비율(RBC)을 보이고 있고 지난해부터 시행된 보험대리점(GA)관계 강화전략이 효과를 내면서 보장성보험 신계약이 꾸준히 늘고 있다"며 "보장성보험 성장률은 업계 최고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KBㆍ삼성카드 경쟁 점입가경=손보업계에 동부화재와 현대해상 간 라이벌 경쟁이 한창이라면 신용카드업계에서는 KB국민카드와 삼성카드 간 순위 경쟁이 후끈 달아올랐다.



카드업계에 따르면 KB국민카드의 상반기 총 이용실적(신용판매+현금서비스+체크카드)은 44조4,157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삼성카드는 44조553억원을 기록, 격차가 약 3,500억원에 불과했다. 반면 현대카드는 37조6,668억원을 기록, 두 카드사에 비해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카드업계에서는 KB국민-삼성-현대카드 등 3개 카드사 간 2위 경쟁이 치열했다. 그러나 현대카드가 수익성 위주의 전략으로 바꾸면서 상대적으로 순위 경쟁에서 뒤로 처지면서 KB국민-삼성카드 간 진검승부 양상이 전개되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두 카드사 간 잘하는 부문이 엇갈리면서 관전의 재미를 배가시키고 있다는 사실이다. KB국민카드는 체크카드와 개인신용판매 부문에서, 삼성카드는 법인신용판매 부문에서 각자의 장점을 십분 살리고 있다.

특히 두 카드사 수장들이 영업 부문에서 강점을 지니고 있다는 점도 관심거리다. 심재오 KB국민카드 사장은 지난달 말 열렸던 취임식에서 "신용카드 시장의 이슈를 선점하겠다"고 예고, 취임 초부터 공격적인 영업전략을 천명했던 최치훈 삼성카드 사장을 떠오르게 했다.

한 금융계 관계자는 "역사적으로 볼 때 라이벌의 존재는 경쟁의식을 부추겨 상생을 가속화시키는 동기가 되곤 했다"며 "상대를 넘어서기 위한 다양한 전략들이 시도되면서 업계 전체를 발전시키는 순기능을 이끌어낼지 지켜볼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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