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서울 금천구 가산동의 빅포게임즈(Big4 Games)의 사무실은 중국 바이어의 방문 준비로 분주했다. 지난 1월 출시한 모바일 RPG(Role-Playing Game·역할수행 게임) '드래곤 기사단'이 흥행에 대성공을 거두자 빅포게임즈에 대한 러브콜은 국내 대기업 뿐 아니라 중국 등지에서도 이어졌다. 강승구(40·사진) 빅포게임즈 대표는 "주목받고 있는 게 사실이지만 구체적인 성과를 만들기 위해 아직은 준비 중"이라고 말을 아꼈다. 하지만 중국의 대형 게임업체가 지난 달 200억원 대의 투자의사를 밝혔을 정도로 관심이 뜨거운 것으로 알려졌다.
2009년 설립된 빅포게임즈의 '게임 한류'는 2011년 6월 일본에서 출시한 '환수이야기'가 첫 신호탄이었다. 월 평균 매출이 1억 5,000만원에서 2억원까지 이르렀다. 일본 모바일게임 시장은 6조원 규모지만 한국 업체가 접근하기에는 기존 문턱이 높았다. 빅포게임즈 역시 처음 일본에 내놓은 '대항해 이야기'가 실패했지만 현지인 취향에 맞는 게임을 개발하는 데 시간과 비용을 아끼지 않았고, 마침내 성공했다. 이들의 수익은 국내 대표 모바일 게임사도 못 이룬 성적이었다.
'빅포'라는 이름처럼 '넷이서 크게 키워보자'며 의기투합한 빅포게임즈는 '작아서 더 강했다'. 시각디자인을 전공한 강 대표는 "창업을 함께 한 4명의 임원들이 프로그래머,기획자,디자이너로 각자의 분야를 지원하고 동시에 직원의 어려움을 해결하는 식으로 긴밀하게 협업하고 있다"며 "임원 전체가 게임개발 일선에 있다보니 더 책임감 있게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게임 트렌드에 휘둘리지 않고 "우리가 만들고 싶은 게임을 만들어보자"는 창업의 초심을 지킨 것도 강점 중 하나. 특히 '드래곤기사단'의 성공은 그 뚝심이 원천이었다.
"게임의 성공은 예측할 수 없는 것이라 어떤 게임의 성공요인이 또다른 게임의 실패요인과 동일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수요자들의 경향, 즉 트렌드가 존재하고 그것이 RPG이건 퍼즐게임이건 기다리면 언젠가 그 트렌드가 돌아옵니다. 어렵더라도 계속 만들면서 기술적인 부분을 보완하다 보면 때가 맞아떨어지는 날이 오는 것이죠."
설립 5년도 안된 게임업체가 '대박'을 터뜨린 데는 여러 분야의 도움도 있었다. 한국컨텐츠진흥원의 게임산업 지원정책에서 혜택을 받았고, 기술보증기금으로부터 운영자금 지원도 받았다. 지난해에는 IBK기업은행에서 '강소기업'에 선정돼 특별 대출상품까지 제공받아 어려운 시절을 견딜 수 있었다. 현재는 IBK의 강소기업 펀드를 통해 투자를 받고 있다.
·사진=이호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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