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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영화] 신기전(神機箭)

조선조 비밀 병기 둘러싼 경쾌한 '퓨전 사극'


지난 5월 프랑스 칸 영화제가 끝난 뒤 충무로에는 난데 없이 ‘신기전(神機箭)’ 괴담이 나돌기 시작했다. 당시 칸 영화제 필름마켓에서 15분 분량의 ‘신기전’ 홍보 영상을 본 사람들 사이에서 ‘신기전이 개봉되면 가뜩이나 어려운 한국영화 시장에 한번 더 찬물을 끼얹는 게 아니냐’며 흥행에 참패할 것이란 관측이 나왔던 것. 말 많았던 문제의 그 작품 ‘신기전’이 지난 18일 언론시사를 갖고 일반에 공개됐다. 하지만 시사회가 끝난 뒤 많은 사람들은 충무로에 왜 그런 말들이 퍼졌는지 의아해 하는 듯 보였다. 한국영화의 ‘재앙’이기는 커녕 한국형 블록버스터로 손색없다는 평가가 이어졌기 때문. 제작자로 나선 강우석 감독이 5년 8개월 동안 작품을 준비하며 무려 100억원을 투입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영화는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무엇보다 강 감독 특유의 재치와 입담이 블록버스터 사극 안에 올올이 녹아 낸 게 ‘신기전’의 재미를 더한다. 게다가 정재영ㆍ안성기ㆍ허준호 등 실력파 배우들이 김유진 감독과 호흡을 맞춰 성실하게 영화를 만들어 작품의 완성도를 높였다. 영화는 조선 세종시대에 발명된 세계 최초의 다연발 로켓화포 ‘신기전’을 주된 소재로 다뤘다. 참고로 신기전은 ‘귀신 같은 불화살’이라는 뜻으로 역사상 실존했던 비밀 병기다. 때는 1448년 세종(안성기) 30년. 조선은 명 나라의 횡포에 맞서기 위해 비밀리에 새로운 화기인 ‘신기전’ 개발에 나선다. 이 사실을 알게 된 명 나라는 연구소 도감인 ‘해산’과 그의 딸 ‘홍리(한은정)’를 습격한다. 아버지를 잃은 ‘홍리’는 세종의 호위무사인 ‘창강(허준호)’의 소개로 거상 ‘설주(정재영)’에게 맡겨져 ‘신기전’ 개발에 힘쓰는데…. 전투장면이 나오는 사극인데다 조선과 명 나라의 정치적인 사건을 다루고 있어 딱딱하고 무거운 영화일 거라는 선입견을 갖기 쉽지만 영화는 ‘퓨전 사극’ 드라마처럼 경쾌하고 빠르다. 정재영과 한은정의 멜로 라인과 코믹한 대사들이 134분에 이르는 러닝타임을 쏜 살처럼 흐르게 만든다. 스케일 면에서는 아쉬운 감이 없지 않다. 제작비 100억원을 투입했지만 명 나라 군사와의 전투장면이 할리우드 해외 대작에 길들여진 관객에게 얼마나 어필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내달 4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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