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기자의 눈] '찬밥 신세' 이통 장기가입자

제품이 출시된 후 시간이 지날수록 가격이 떨어지는 것은 어느 분야건 거의 예외가 없다. 특히 급격하게 트렌드가 변하는 정보기술(IT) 분야는 더더욱 심하다. MP3플레이어ㆍ디지털카메라 등의 IT 제품은 6개월만 지나면 가격이 절반 가까이 떨어진다. 거의 ‘구닥다리’ 제품으로 평가받기 일쑤다. 하지만 휴대폰만큼은 특별하다. 6개월은커녕 1년이 지나도 초기 출시가격이 그대로 유지된다. 기껏해야 5만원가량 떨어지는 수준이다. 지난해 가을 출시된 전지현폰(Slim&J)ㆍ이효리폰(Slim&H) 등은 아직도 50만~60만원대다. 오히려 최근 출시된 휴대폰보다 비싼 경우도 허다하다. 반면 시장에서 ‘공짜폰’은 ‘공짜폰’대로 넘쳐난다. 굳이 테크노마트ㆍ용산이 아니더라도 일반 대리점에는 ‘휴대폰 단돈 5만원’이라고 적힌 포스터가 가득 메우고 있다. 정말 아이러니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렇게 기형적인 휴대폰 가격은 이동통신 시장의 유통구조에서 기인한다. 이통사가 합법적인 보조금 외에 판매장려금을 탄력적으로 지급하다 보니 출고가격은 큰 의미가 없다. 판매장려금에 따라 휴대폰 가격이 요동칠 수밖에 없다. 이마저도 기존 가입자가 휴대폰만 교체하는 경우에는 해당되지 않는다. 이통사를 옮기는 번호이동 소비자에게만 집중적으로 지원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3개월만 사용하고 번호이동을 해 휴대폰을 교체하는 ‘메뚜기족’이 활개치는 것이 현실이다. 이들 메뚜기족은 3개월마다 휴대폰을 새로 바꾸면서 기존에 쓰던 제품은 중고로 판매해 이익을 챙긴다. 결국 피해를 보는 것은 일반 소비자들이다. 이통사들이 쏟아 붓는 판매장려금은 결국 특정 소비자에게만 한정된다. 한 이통사를 오랫동안 사용하면서 최신 휴대폰을 구입하려면 비싼 값을 지불할 수밖에 없다. 장기가입자가 받을 수 있는 혜택도 거의 전무하다. 전체 단말기 판매 중 휴대폰을 단순 교체하는 비율이 지난 4월 13%(지난해 33%)까지 떨어졌다. 이통시장에서 ‘평생고객’ ‘장기가입자’라는 단어는 점차 사라지고 있다. 이제는 이통사들도 기존 고객의 소중함을 깨달아야 하지 않을까.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