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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경기가 장기간 침체되고 있다. 최근 국내 대형조선소가 중국, 일본 등 동종 기업간의 경쟁에서 이기려고 저가 수주를 하다보니 해양플랜트 등 조선기자재업종은 매출 감소, 영업이익 부진, 유동성 악화 등의 3중고를 겪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조선기자재업체들은 활로를 찾으려고 원가를 절감하거나 새로운 판매처를 발굴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펼치고 있다.
이 가운데 부산시 기장군 기장읍에 있는 금오기전(대표 강병춘·사진)은 침체된 조선 시장을 헤쳐나가기 위한 전략으로 '기술 개발'을 선택했다.
금오기전은 지난달 4일 부산 문현금융단지에 새롭게 둥지를 튼 한국남부발전과 최근 기술 개발 업무 협약을 맺었다. 이번 협약에 따라 금오기전과 남부발전은 각각 1억2,000만원과 3억8,000만원을 들여 센서증폭기를 개발하게 된다.
금오기전은 기술 개발에 성공하면 첫 해 60억, 다음해에 130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1995년 문을 연 이 회사는 직원이 118명으로 연구개발(R&D)에 해마다 매출의 10% 이상을 투입한다. 이 덕택에 다양한 신제품을 출시하면서 엔진컨트롤 분야에서 경쟁력을 인정받았다. 매출도 지난 2010년 180억 원에서 올해는 250억 원을 바라보고 있다.
금오기전은 3년간 시행착오를 겪은 끝에 해저유전 및 천연가스 개발 시추장비에 들어가는 고부가가치 '드릴십 엔진컨트롤·해상플랜트용 엔진컨트롤·모니터링 시스템(ECMS)' 개발에 잇따라 성공, 출시를 앞두고 있다. 이 제품은 해저의 악조건 상황에서도 문제없이 운영할 수 있고 전자기파 차단 기능을 장착했는데도 외국산제품보다 30% 이상 저렴해 경쟁력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또 디지털 방식으로 제작돼 시스템에 이상이 발생하면 GPS를 통해 해상플랜트 기관실과 육지 상황실에 이상 유무를 전송하는 등 자동 진단과 해결을 할 수 있는 점도 강점이다.
또 금오기전은 디지털 방식보다 진보한 차세대 '스마트 형 엔진컨트롤 모니터링 시스템' 도 개발에 성공해 판매중이다.
이 제품은 엔진컨터롤 모니터링 시스템의 고장을 자동 감지해 진단과 백업기능을 제공하며 자동기능으로 사용이 편리하다. 특히 100㎏에 달하던 기존제품의 부피와 무게(20㎏)를 크게 줄여 운항 연료를 줄일 수 있는데다 지그비(Zigbee) 통신을 장착하면 무선으로 신호 송수신이 가능하다.
금오기전의 기술개발은 여기에서 멈추지 않았다. 금오기전은 현재 해상에 이어 육상플랜트로 사업을 확대,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육상쪽 활로는 육상플랜트 엔진 컨트롤 장치. 전기생산 기능을 중앙 제어하는 이 장치는 디지털 방식의 광통신 케이블을 사용해 많은 정보를 신속하게 전달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강병춘 금오기전 대표는 "기술개발만이 미래를 보장한다는 확고한 가치관을 가지고 있다"며 "그 결과 30억원을 들여 3년간 고생해서 만든 발전기 컨트롤 시스템은 한 해에 100억원 정도 매출을 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처음 불황 속 활로를 찾으려는 방법으로 판매처도 확보하지 않고 개발에 매달려 많은 사람들이 우려했다"며 "하지만 플랜트 산업이 성장할 것이라는 확신속에서 개발에 박차를 가한 끝에 엔진컨트롤러 제품을 아날로그에서 디지털으로 발전시켰고 자가진단기능이 가능한 스마트 형태로 변신시키는데 성공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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