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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영어 잘하는 나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한 찬반 논란이 분분하다. 한국은 세계 11대 수출국으로서 선진화를 향해 계속 전진해야 한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배출했고 삼성ㆍ현대ㆍLG 등 한국의 대기업들은 세계적인 기업이 됐다. 세계 무대에서 우리는 미국ㆍ영국ㆍ프랑스ㆍ독일 등 최고의 선진국들과 경쟁해야 한다. 세계화의 흐름 속에서, 선진국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우리 국민이 영어를 잘해야 한다. 만약 우리가 영어를 잘할 수 있다면 국제경쟁력은 한층 더 높아질 것이다. 인터넷을 통해 각종 정보를 쉽고 빠르게 구할 수 있고 또 한국을 전세계에 널리 홍보할 수 있다. 세계시장에서 물건을 많이 팔 수 있고 외국의 투자자들을 많이 유치할 수 있다. 외국과 효율적으로 상담을 할 수 있다. 각종 국제협약을 체결함에 있어서 국가 이익을 보다 잘 지킬 수 있다. 보다 많은 외국 관광객을 유치해 관광수입을 크게 늘릴 수 있다. 영어는 이미 필수어가 되고 있다. 일부 대학에서는 강의의 상당 부분을 영어로 진행하는 추세다. 일류기업은 각종 회의를 영어로 진행하고 있고 공직자는 영어를 하지 못하면 중책을 맡을 수 없다. 모든 다른 능력에 앞서서 영어를 잘한다는 것은 기본적 요소이고 능력 평가의 보편적 기준이 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초등학교부터 영어를 가르치고 연간 14조원 이상의 사교육비가 지출되고 있지만 영어 실력은 그리 높지 않다. 지난 2004~2005년 한국 학생들의 토플 성적은 세계 212개국 중 91위, 아시아 32개국 중 16위다. 많은 비용과 시간을 들이는데도 영어 실력이 좋지 않은 것은 학교에서 제대로 가르치지 못하고 사회에서는 영어를 쓸 기회가 없기 때문이다. 외국에서 영어를 하던 사람도 국내에서 몇 년 생활하면 다시 영어를 못하게 돼버린다. 스웨덴ㆍ핀란드ㆍ네덜란드 같은 나라는 관공서의 수위도 영어를 잘한다. 핀란드 말은 한국어처럼 어순이나 체계가 영어와 다르지만 전국민이 영어를 잘한다. 학교에서만 배워도 영어를 잘하게 돼 따로 학원에 다닐 필요가 없다고 한다. 그 이유는 체계화된 학교 교육과 배운 영어를 쓸 기회가 많은 사회 환경 때문이라고 한다.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해 이제 우리나라의 영어 교육과 영어 사용 환경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한 때라고 본다. 한때 정부 고위인사가 “영어를 잘하는 사람이 문제”라고 해서 영어 공부에 찬물을 끼얹은 적이 있었다. 그러나 이런 생각으로는 선진국이 될 수 없다. 영어 공용화까지는 아니더라도 영어를 자연스럽게 사용하는 환경은 반드시 조성해야 한다. 우선 영어회화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학교에서 영어를 배우면 사회에서 쓸 수 있도록 가르쳐야 한다. 산수나 수학ㆍ물리 등 과학 과목의 용어는 한글과 동시에 영어로도 가르쳐야 한다. 교사 자격에 영어 능력은 공통필수로 해야 한다. 사회적 환경도 바꿔야 한다. 길거리의 간판이나 상표, 가격표, 메뉴판, 상품 매뉴얼 등에 영문표기를 의무화해야 한다. 외국인이 혼자 거리를 돌아다녀도 전혀 불편하지 않을 정도의 영어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그리고 영문표기법도 외국인이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다듬어야 한다. 국내 뉴스를 전하는 영어 전용 TV채널이나 라디오방송을 만들어야 한다. 영어신문은 있는데 영어방송이 없으니 어떻게 영어를 잘할 수 있겠는가. 국민이 원하면 언제든지 실시간 영어에 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현재와 같이 공교육이 영어를 제대로 가르치지 못하고, 별도의 사교육을 통해 영어를 배워야만 하는 현상이 계속되고, 사회가 영어 사용 환경을 조성하지 못할 경우 사교육과 유학 등 교육의 양극화가 심화되고 무역과 관광은 물론 모든 산업 분야와 각종 학문 연구 등 각 분야에서 치열한 국제경쟁을 이겨내기 어려울 것이다. 이제 전국민이 영어를 친숙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학교 영어 교육과 배운 영어를 잘 사용할 수 있고 계속 발전시킬 수 있는 사회적 영어 환경을 조성하는 것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국가 발전을 위한 생존의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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